선생님이 주도권을 가진 유치원, 무엇이 다를까
앞서 애견카페와 반려견운동장에 관한 글에서 언급했다시피, 여러 마리가 함께 하는 공간에는 그 공간을 관리하는 리더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리더는 자격증을 갖췄다고해서 강아지들이 스스로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무섭고 엄하게 행동한다고 해서 강아지가 리더로 부추겨 주는 것도 아니다.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하루종일 집에 혼자 있어야 하는 강아지가 안쓰러워 애견유치원을 등록하는 가정은 의외로 많다. 그리고 그 가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조건은 '출근할 때 맡기기 좋은, 집과 가까운 곳'일 것이다. 물론 좋은 위탁시설이 집과 가깝다면 정말 좋겠지만, 매일 같이 해당 위탁시설에서 내 강아지가 받을 영향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시설이 좋고 으리으리한 곳이 좋은 곳일까?
그렇지 않다. 시설이 좋다는 것은 인간 기준의 만족이고, 넓다는 것은 강아지들의 활동을 관리하기 어렵다는 것을 앞서 반려견운동장 내용에서 언급한바 있다.
✔️"사진을 잘 보내줘서 안심이 돼요"
오늘의 내 강아지의 모든 활동을 대변하는 몇 장의 사진에 현혹되서는 안된다. 강아지가 웃고 있는 모습, 다른 강아지와 뛰어 노는 모습, 그 날 촬영된 여러 장의 사진 중에 보호자에게 보내는 사진은 얼마든지 선택해서 보낼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강아지들은 사람을 정말 잘 따른다는 장점이 있다. 돌려 말하면 사진을 찍을 때만 강아지의 기분을 띄워줬을 수도 있다는 말이기도하다. 물론 내 강아지가 정말 즐겁게 행복하게 활동을 했을 수 있지만, 몇 장의 사진으로 내 강아지의 모든 활동이 대변된다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이미 이용중인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선생님이 이뻐해주는 애견유치원
가장 경계해야하는 위탁시설이다. 내 강아지를 챙겨주고 이뻐하는 모습에 현혹되면 안된다. 좋은 위탁시설은 모든 강아지를 평등하게 대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하는데, 내 강아지를 이뻐하는 유치원은 또 다른 이쁜 강아지가 왔을 때 언제든 대체될 수 있는 것이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생님을 자처하는 사람이 중립을 지켜야 강아지들 사이의 올바른 사회화가 이뤄질 수 있다. 사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강아지들 사이의 진짜 사회화를 바란다면, 내 강아지의 이름을 기억하고 성향과 변화에 대해 설명을 해줄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위탁시설이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강아지들은 무리사회를 이루고 있다. 여러 마리의 강아지들이 있는 곳에서는 체급이나 성향에 따라 스스로 리더가 되기를 자처하거나, 그들 사이에 서열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강아지들 사이에 생겨난 강아지 리더가 그 무리를 올바르게 통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강아지들은 인간이 이룬 사회에 살고 있는 만큼, 인간 기준으로 만들어진 규칙과 질서 속에 강아지들이 내린 판단에는 오류가 있기 마련이다.
예를 들면, 오늘날의 인간사회에서는 강아지들이 타인을 경계하며 짖는 것을 원치 않지만, 외부인이 방문했을 때 어느 한 강아지가 앞장서서 짖게된다면 함께 있는 강아지 무리들은 함께 짖으며 경계를 하게 될 것이다. 외부인이 들어올때만 짖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불시에 침입자가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을 대비하여 항시 신경이 곤두선 채 활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작은 소음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거나 자신의 판단에 따라 예측불가한 움직임에도 불안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강아지들은 짖음으로 표현하는 언어보다 몸짓과 행동언어로 의사소통하는 것에 능통하다. 위축되는 모습없이 가슴을 넓게 펴고 늠름하게 무리 사이를 걸어다니는 리더의 몸짓, 때로는 개체들의 장난에 관대하지만 잘못된 행동에 거절의 표현을 확실히하며, 위험시 무리를 대표해 앞장서서 무리를 지켜낼 수 있는 듬직한 몸짓언어로 인해 강아지들은 누가 이 무리를 대표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위탁공간에 함께 있는 선생님이 자신들의 대소변을 치우는 대상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일관된 규칙과 질서에 맞게 직접 개입을 하는 존재, 즉 잘못된 행동에는 강아지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행동언어로 거절을 표현하면서도 잘한 행동에는 보상도 주는 평등한 존재로 인식이 되어야 한다.
위탁시설에 방문했을 때, 이미 위탁된 강아지들의 행동을 관찰하는 여유를 조금만 가진다면 선생님이 주도권을 가진 위탁시설인지 판단할 수 있다.
✔️ 여러 마리의 강아지가 떼로 몰려와 짖고 있는지,
✔️ 방문한 사람(손님)에게 과심을 받기 위해 문을 긁거나 올라타는지,
✔️ 출입문 근처를 장악하기 위해 특정 행동을 하는지,
✔️ 쫓거나 쫓기는 강아지들이 있는지 등..
결코 그렇지 않다. 강아지는 언제나 짖고 있지 않다. 짖지 않을 수 있음에도 짖는다는 것은, 스스로 위험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짖음으로써 경계를 표현하는 것이다. 반대로 선생님이 그 무리를 대변하는 리더로 강아지들 사이에 인식이 되어 있다면, 외부인이 들어왔을 때 나서서 짖기보다 상황판단을 위해 선생님의 행동언어를 살펴볼 것이다. 내 강아지를 위해 방문한 위탁시설에서 여러마리의 강아지가 몰려와 짖고 있다면 그 공간에는 올바른 리더의 부재를 알리는 첫번째 사인일 가능성이 높다.
선생님들이 리더로 인식된 공간에서는 강아지들이 평화로울 수 밖에 없다. 항시 경계를 하며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무리를 지켜주는 리더가 있기 때문에 무리에 소속된 강아지들은 선생님에게 모든 책임을 맡기고 그들이 할 일을 할 것이다.
직접 유치원을 운영하면서 강아지들이 외부인에 대해 직접적인 경계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은 정말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만큼 강아지들의 활동에 선생님이 많은 개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강아지들 사이에 선생님이 리더로서 인식이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아지들끼리 알아서 놀아라'의 활동을 하는 곳이라면 이런 관계가 설 수 없기 때문이다
강아지들 사이의 체급과 성향에 따라 힘의 논리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규칙과 질서가 있는 평등한 공간에서 타견의 불쾌한 행동을 선생님이 개입하여 통제를 하고, 타견을 배려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당히 흥분도를 끊어주는 것은 중요하다 (흥분한 강아지는 자기위주의 놀이를 하기 때문에 타견을 배려한 활동을 할 수 없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함께 있는 타견들이 받게된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이 주도권을 가진 위탁시설에서는 강아지들 사이의 물림사고가 적을 수 밖에 없고, 옳고 그름에 대한 규칙과 질서를 배움으로써 올바른 사회화를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