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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견유치원 kim원장 Apr 03. 2022

Chapter1-1 애견카페 창업을 준비하다

이제는 손님이 아니라 운영자의 입장을 경험해보기로 한다.



지금도 애견카페를 검색해보면 전국적으로 너무나 많은 애견카페를 볼 수 있지만, 2016년에도 이미 많은 곳에 애견카페가 포진되어 있었다. 내가 활동했던 강아지 커뮤니티의 사람들, 그리고 서울에서 거주하는 동안 애견카페 사장으로 알게된 지인은 애견카페 창업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며 우려의 말도 정말 많았다. 지금의 나는 그 말이 무슨 의미였을지 운영자의 입장이 되어보니 잘 알고 있지만, 그 당시의 나와 창업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사람이라면 결코 창업을 해보기 전에 그 말뜻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나의 강아지와 행복한 근무를 할 생각에 부풀어 있기 때문에.. (과연 내 강아지를 위한 창업일지는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데 이것은 다음 주제에 다뤄볼 것이다)


나는 훈련사 과정을 밟음과 동시에 그들이 말하는 애견카페 운영의 어려움을 겪어보고 싶었고, 자차가 있기에 전국에 포진되어있는 애견카페들을 매일 같이 탐방을 다녔다. 하지만 역시나 손님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애견카페는 동물들에 둘러 쌓여 즐겁게 일하는 직원들의 모습과 신나게 뛰어다니는 강아지들의 모습 밖에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의 고충을 알 수 없었고, 서울에 있는 한 애견카페에 직원으로 근무를 해보기로 했다.


내가 근무했던 해당 애견카페는 사장이 직접 상주하지 않고 알바생 둘이 전담하여 운영해나가는 곳이었다. 한 명은 음료를 내리는 일을 전담하고 다른 한 명은 강아지의 대소변을 치우는 일 외에 별다른 특이사항이 없었다. 다녀가는 손님들은 대부분 중고등 학생이나 대학생들로 음료를 마시며 카페 내에 있는 강아지들과 사진을 찍거나 그마저 심심하면 카운터에서 판매하는 간식을 사다가 바닥에 뿌려대기 일쑤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에는 내가 포착하지 못한 먹이경쟁과 같은 아찔한 순간이 있었을 것이다. 손님들이 주는 간식을 주식으로 먹는 강아지들이 대부분이라서 무리의 앞렬에서 적극적으로 받아 먹는 강아지들은 비만견 그 이상이었다. 카페의 상주견들은 대부분 유기견 출신의 아이들로 구성되어 있었고 손님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도태된 무리와 손님이 오면 적극적으로 먹이 경쟁을 하는 무리로 크게 나뉘어 있었다.




무법지대를 즐기는 타미와 긴장하며 피해다니는 레이나



서울에 있는 지인의 애견카페에서 무급알바로 짧은기간 근무를 해보기도 했는데 아파트 단지 초입에 위치한 곳이라 그런지 초등학생들의 메카인 곳이었다. 나도 2년 동안 단골이었던 곳이라 회사에서 해외출장을 갈 때 타미와 레이나를 종종 카페 사장님께 호텔링을 맡긴 적이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 강아지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진 씁쓸한 추억이기도 하다. 특히 레이나의 특유의 검정외모에 초등학생들의 관심이 쏠렸었는데 뛰어다니면서 놀래키거나 빠르게 지나가는 레이나를 잡으려고 꼬리 쪽을 잡아채는 행동들로 인해 지금도 레이나는 어린아이에 대한 트라우마가 남아있다. 강아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한 일반인일때 하하호호 웃으며 넘어갔던 추억들이 지금 생각해보면 무리의 리더로써 내 강아지를 가장 싫어하는 곳으로 데려다 놓고 나만의 시간을 보냈던 그 때가 가장 미안한 마음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내 마음대로 즐길 수 있는 무법지대로 인식했던 타미는 꽤나 좋아했던 곳이기도 하다: 손님들 음식 스틸하기, 테이블 올라가기, 공 빼앗기, 주거니 받거니 마운팅 등). 초등학교 친구들의 즐거운 놀이터임과 동시에 손님들의 즐거운 대화상대가 되어주셨던 마음씨 좋은 사장님, 그리고 개구진 타미를 사랑으로 보듬어주신 당시 카페 사장님께 고마운 마음은 별개로 말이다.


내가 손님의 입장이었을때 주로 찾아갔던 곳은 반려견과 함께 사진촬영하기 좋은 시설이 깔끔한 애견카페나 운동장이 있어서 짧은 시간에 타이와 레이나의 에너지를 쏙 빼놓을 수 있는 곳을 위주로 다녔었다 (보통의 보호자들이 추구하는 방문의 목적과 매우 비슷하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카페나 운동장의 방문 목적과 유치원&호텔에 대한 위탁 기준이 많이 달라졌다. 특히 강아지들의 흥분도를 극대화 시킬 수 있고, 내 강아지를 통제 혹은 관리하기 어려운 넓은 운동장으로의 방문은 굉장히 자제하는 편이다. 급속도로 에너지를 쏟기보다 길고 꾸준한 산책을 통해 건강한 체력소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지금도 역시 실내 애견카페를 종종 방문하기는 하나, 애견카페보다는 반려견을 동반할 수 있는 일반카페나 식당을 방문함으로써 새로운 자극과 경험에 익숙해지고 사람들 사이에서 차분하게 기다리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자극에 예민한 레이나를 위해서는 이런 연습이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 다음에는 산책을 통해 내 강아지가 원하는 것을 해소할 수 있도록 그날의 여행 동선과 계획을 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방에 출장이나 여행을 갔을 때 강아지들을 위탁할 곳을 찾을 수 밖에 없는데 나의 운영 경험과 짧은 지식으로 올바른 위탁시설을 선택하는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나중에 주제를 다룰 때 더 디테일하게 언급하겠지만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내가 강아지를 위탁할 장소로 주로 체크하는 것은 아래와 같다.







위탁시설을 선택할 때 확인하면 좋은 체크리스트 :



* 탈출의 위험이 없는가.

강아지를 호텔을 맡기는 것은 내가 부재하는 동안 최소한의 안전이 보장되야 하는 것이다.

아무리 시설이 좋으면 뭐하겠는가. 내가 돌아왔을 때 내 반려견이 그 자리에 없다면 말이다.

운동장에 펜스가 둘러져 있다면 펜스의 높이를 확인하고, 벌어진 개구멍 같은 틈이 없는지는 꼭 확인해야 한다.

외부인이 드나드는 문은 언제나 이중문 이상의 구조로 되어 있어야 한다. 관계자라면 강아지들의 안전을 위해 문 관리를 철저히 하겠지만, 안전에 대한 습관이 배어있지 않은 일반인이 드나드는 문은 반드시 한 문이 열려있어도 다른 문이 보조해줄 수 있도록 이중문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 상담전화시 전문성을 예측해본다.

내가 상담전화를 받을 때 보면 보통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것이 가격, 운영시간, 시설에 관한 것들이다.

물론 가격은 무시할 수 없는 위탁시설을 정하는 필수조건이지만, 내가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기보다 위탁될 내 반려견에 대해서 얼마나 상대방이 알고 싶어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해당 위탁시설은 내 강아지를 처음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내 강아지의 기본정보(견종,성별, 나이, 중성화여부)정도는 확인할 것이다. 이전에 부산에 호텔업체를 문의했을 때 가장 먼저 물어보던 질문이 너무 놀라웠다.


'많이 짖느냐' '혹시 사납냐'


당연히 위탁자의 입장에서는 위탁된 강아지가 많이 짖을 경우 관리가 어려울 수 있고, 사나우면 입질이나 관리자 혹은 타견이 물릴 가능성이 있으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내 강아지의 기본정보를 듣고 하는 첫 질문에서 '위탁자의 입장에서 위탁견의 관리가 편한지 아닌지'만 판단하려는 점에서 전화를 끊을 수 밖에 없었다.




위탁시설에 대한 주제를 다룰 때 좀 더 디테일하게 다루겠지만,

내가 위탁시설을 선택할 때 상담자가 나의 반려견에 대해 질문했으면 하는 것들은 이런 것들이다.



✔️보호자와 분리된 경험 유무 확인

강아지가 보호자 없이 위탁된 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탁의 경험이 있다면 해당 호텔이나 유치원에서의 활동이 어땠는지 (보호자를 찾는 행동이 있었는지, 타견과의 활동은 어땠는지 등)를 확인하여 해당 강아지의 관리 방향을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강아지들과의 사회성 확인

다른 강아지들과 활동하는 애견운동장이나 애견카페를 방문한적이 있는지, 그리고 활동이 어떤지 (보호자 옆에만 붙어있는지, 보호자 주변에 오는 강아지를 경계하는지, 새로운 타견에 서스럼 없이 다가갈 수 있는지 등)를 확인하여 보호자가 있을 때의 강아지 행동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건강상의 문제가 없는지 확인

중성화를 제외한 수술의 경험이 있는지의 유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간혹 보호자들은 해당 반려견이 슬개골 같은 수술을 했을 때 동물병원에서 정해준 특정기간이 지나면 완벽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동물병원에서는 특수한 상황 (반려견이 많은 강아지들이 있는 위탁시설에 위탁이 될지 등)을 염두하고 안내하는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보호자 스스로 강아지의 회복기간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달 이내에 수술의 경험이 있다면 보호자로부터 해당 동물병원의 연락처를 받아 좀 더 자세한 건강상태와 활동범위를 직접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외에 심장병이나 뇌에 이상 이력이 있는 경우 보호자 스스로 강아지가 많은 위탁시설에 맡기는 것을 재고하는 것도 중요하다. 여러 강아지를 케어하는 위탁시설에서 사실상 1:1의 케어가 어려울 수 밖에 없고, 강아지가 흥분했을 때 (보호자와 떨어진 긴장감 혹은 타견과 활동시 흥분) 발생할 수 있는 위급사항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는지 확인

투약중인 약이 있는지, 음식이나 환경 알러지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여 위탁기간 동안 그 약을 꼭 챙겨올 수 있도록 안내를 해야한다.


✔️가능하면 전문 훈련사나 관리사가 직접 관리하는 곳

이부분에 대한 내용도 다음 주제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일반인들의 생각과 달리 위탁시설이라는 곳은 강아지를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올바르게 케어할 수 없다. 강아지들은 분명 인간과 다른 행동언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문인력이 아이들을 관리관찰하여 그공간에서 도태되는 강아지가 없도록, 혹은 그런 경험을 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뿐만아니라 활동을 잘 하는 강아지라고 하더라도 자기위주의 활동을 하여 타견에 피해를 줄 수 있고, 마찬가지로 해당 강아지 역시 타견을 배려하는 활동을 할 수 있는 습관을 길러줄 수 있는 곳이 좋다.




위의 체크리스트에서 위탁시설의 전문성을 예측할 수 있고 처음 만날 강아지에 대해서 관리계획을 세울 수 있는 곳인지 알 수 있다. 물론 위의 질문을 통해 위탁자는 '짖음이 많을 강아지인지' '사나운 강아지인지' 알 수 있는 질문도 포함되어 있지만, 질문의 접근 방식으로 위탁시설의 전문성을 알 수 있으니 전화상담시 내가 궁금한 것들만 물어볼 것이 아니라 위탁시설에서 나에게 질문하는 것도 유심히 들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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