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카페, 반려견운동장에서 올바른 사회성을 기를 수 있을까?
코로나시기를 거치는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해 장기적인 카페수요 하락이 있었고, 애견카페에서 전문위탁시설로 전환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우리 지역에서도 카페의 비중보다 위탁의 비중을 높이는 업체들이 눈에 띄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외부인의 출입이 없이 직원들과 강아지들만 남는 공간을 전문위탁시설이라 불리곤 하지만, 사실 전문위탁시설이라 칭하는 정의는 없다. 그렇다고 점주가 특정 자격증을 갖추면 전문성을 갖추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다.
오늘은 앞으로 언급하게 될 그 어떤 내용보다 더 중요한 팁, 위탁시설이라면 갖춰야할 전문성에 대해 글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내가 생각하는 전문위탁시설의 정의를 내리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강아지의 사회성을 위해 방문하는 애견카페와 반려견 운동장에 대해 언급이 필요할 것 같다.
애견카페는 불특정 다수의 손님과 강아지가 방문하는 공간이다. 반려견을 동반하지 않은 일반인도 카페에 있는 상주견과, 혹은 손님들이 동반하거나 위탁된 강아지를 보거나 만지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음료값을 입장료로 받고 쾌적한 실내공간을 제공하는 애견카페의 서비스는, 손님이 미처 치우지 못한 강아지의 배변을 처리하고, 손님의 음료를 제조하는 것에 그치기 일쑤다.
쉽게 얘기하면 애견카페의 타겟팅은 방문하는 손님에게 강아지를 풀어놓을 수 있는 공간과 음료를 제공하는 것이 주목적인 것이기 때문에, 강아지의 직접적인 케어에는 거의 관여를 하지 않는 편이다 (이런 애견카페의 동향을 바꾸기 위해 오픈초 교육형 애견카페를 오픈했던 것이다. 비록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운영이 쉽지 않았지만 말이다).
애견카페에 호텔이나 유치원의 목적으로 위탁된 강아지들은 비전문가인 손님과 직원들이 함께 있는 공간에서 함께 머물게 되기 때문에, 강아지들 사이에 서열이 발생하거나 특정 강아지의 일방적인 놀이로 피해를 보는 강아지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비전문가의 눈에는) 강아지들의 재미난 놀이처럼 비춰질 가능성이 크다.
우위를 표현하는 마운팅을 목적으로하는 놀이를 하거나, 빠르게 움직이는 친구를 쫓아가는 행동들이 그저 즐겁게 뛰어노는 강아지들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혹은 일방적인 타견의 놀이에 싫다고 표현을 하는 강아지의 소리에 "왜 친구한테 화를 내니?" 라며 정작 피해를 보고 있는 강아지를 나무랄 때도 있다 (강아지의 활동을 지켜보지 않기 때문에 전후사정을 모르는 사람은 강하게 거절을 하는 강아지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정리를 하자면, 애견카페의 주목적과 서비스는 손님응대 (쾌적한 공간 제공, 음료서비스)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카페 내에 있는 강아지들의 직접적인 관리나 케어가 미흡할 수 있고, 강아지들 사이의 트러블이 있어도 상주하는 전문가가 없기 때문에 올바른 제지를 할 수 없을 뿐더러, 적절한 타이밍 또한 놓치기 쉽다. 강아지들의 활동에 개입 및 관리하는 전문 관리자가 없다면, 비전문가로 이루어진 손님 무리와 규칙과 질서가 없는 강아지들의 무법지대에서 올바른 사회화 경험을 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반려견운동장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흔히 무료로 시에서 운영하는 반려견운동장은 사회성을 기르는 명목으로 타견을 만나게 하기 위해, 혹은 강아지의 넘치는 에너지를 한 번에 쏟아내게할 목적으로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라 생각한다.
애견카페와 반려견운동장의 공통점은 강아지를 전문으로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차이점은 애견카페에 비해 더 넓은 활동공간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모든 힌트가 다 있다.
전문관리자가 없기 때문에 강아지들 사이의 모든 활동과 트러블은 각자의 보호자의 책임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 보호자들은 전문가들이 아니기 때문에 일이 터지고 나서야 상대 강아지의 탓을 하기 일쑤고, 사건이 터지지 않더라도 올바른 사회화를 하기 위해 적합한 공간이 아닐 수 있다 (그래도 오프리쉬의 장점이 있는 반려견운동장을 방문하고자 한다면, 사회화를 기를 목적으로 강아지들이 많은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강아지들이 적은 시간대에 방문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사람들마다 각자의 성향이 있듯 강아지들도 타고난 각자의 성향이 있고, 나이대에 따라 다른 활동량, 그리고 성견이라 하더라도 올바른 사회화가 되어 있는지도 다르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화는 타견과 얼마나 잘 노느냐가 아니라, 타견을 배려하는 놀이활동을 할 수 있느냐를 말하며, 타견과의 첫만남(첫인사)를 하는 태도와 타견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지가 중요하다).
반려견운동장은 전문관리자가 없는 공간에서 강아지들끼리 알아서 하는 활동과 의사소통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 내성적인 강아지가 활발한 강아지의 활동에 당연히 거부를 표현할 수 있고,
✔️ 아직 강아지 언어를 잘 모르는 어린 강아지가 이미 성견이 된 타견에게 불쾌한 행동을 할 수 있고,
(어린 강아지는 타견의 거부 표현을 통해 강아지들 사이의 표현 언어를 배워나가기도 하지만, 상대 강아지의 표현 정도에 따라 다칠 수 있고, 어린 강아지의 불편한 행동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성견은 어린 강아지를 극도로 싫어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흥분도가 높은 강아지가 일방적으로 타견을 목을 쪼거나, 쫓아가는 행동을 할때 상대 강아지는 언제든 거부를 할 수 있음에도,
"친구가 놀자는데 왜 그러니" 라며 내 강아지를 나무라하는 보호자가 되지 않길 바란다. 스스로 내 강아지를 관리하고 보호할 수 없다면 말이다.
반려견운동장은 굉장히 넓은 활동 공간을 제공하는 만큼, 전문가라 하더라도 강아지의 활동에 직접적인 개입을 하기 쉽지 않다. 올바르지 않는 행동에 제지를 할 수 있어야 함에도 강아지는 보호자가 나에게 뛰어오기 전에 도망칠 수 있다는 잘못된 학습을 하게 되고, 그로인해 반려견운동장에서는 보호자의 통제에서 벗어나 내 마음대로 놀 수 있다는 것으로 잘못된 학습이 되기 충분한 곳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