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보다 중요한 착용감과 안전성
하네스 착용은 조기에 습관을 잘 들이는 것이 좋다. 하네스를 처음 접하는 강아지는 a.보호자에게 붙들리는 과정 (붙잡히거나 안기는 과정), b.하네스를 입는 과정, c.몸에 닿는 이질감 등의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일단 a의 경우를 보자. 강아지들은 아무런 의도 없이 접근하는 보호자와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보호자의 움직임을 아주 잘 알아차린다. 예를 들면, 빗질 전의 보호자의 행동과 접근, 옷을 입히려고 하는 과정과 접근 등 의도가 보이는 보호자의 행동은 강아지가 보기엔 다르다. 보호자의 아주 작은 몸짓, 시선의 다름도 강아지는 알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알고'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다. 나를 안아주고 부드럽고 편안한 스킨쉽과는 어찌됐건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거부감이 커진 강아지를 잡으러가는 행동을 한다면, 강아지가 무서워서 도망가거나 숨기도 한다. '나잡아봐라' 하며 보호자가 가까워지면 도망가고, 잡힐듯 하다가 또 도망가는 아이들도 있는데, 많은 경우 두려움이 그 근원이다.
강아지의 스트레스도 줄이고 보호자의 불필요한 체력소모를 줄이기 위해서는 초기 적응기 때 시간과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강아지에게 하네스는 해야하는 것이지만 1. 적절한 보상이 있을 것이고, 2. 그 과정이 많이 불편하진 않을 것이며(약속), 3. 착용하는 하네스도 편한 것이라는 (이질감을 줄여줄 수 있는 재질과 디자인패턴) 것을 알려줘야 한다.
어린 강아지를 처음 입양 후에는, 바로 하네스를 착용하기 보다 천 같이 부담없는 것들을 몸에 둘러보는 과정부터 하는 것이 좋다는 내용을 이전 글에서도 다룬 적이 있다. 그리고 '해야만 한다는 의도' 없이 놀이와 보상으로 이루어진 과정은 강아지의 거부감을 현저히 줄일 수 있으니 퍼피 시기에 해야할 것들이 정말 많다 (접하는 모든 것에 신중을 기하고, 다양한 것들을 긍정적으로 접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튼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번에도 유치원 가정의 고민 해결과 관련된 하네스 교육이다.
해당 가정은 막상 하네스를 착용하면 (c)이질감으로 인한 문제는 없는데, (a)와 (b)의 과정으로 인해 외출할때마다 도망가는 강아지를 붙들러 가야하고, 순순히 하네스를 착용하지 않는 다는 문제였다. 유치원에서도 자신의 하네스를 보여주면 반사적으로 나 잡아봐라 하며 뛰어다니는 강아지였다. 마치 놀이처럼 보이는 이 행동은 강아지가 무서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잡힐 듯 잡히지 않을 듯 도망다니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a)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이미 자신의 하네스에 강한 거부감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새로운 하네스로 교육을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색상과 디자인이 다른 새로운 하네스를 본 강아지는 이전 것과 같은 '하네스'라는 일반화를 하지 않을 수 있어, 교육의 시작점이 다르다 (거부감을 지우는 과정이 없이, 처음과 같이 좋은 경험으로 시작할 수 있다).
특히 해당 강아지의 기존 하네스는 왼발과 오른발을 작은 구멍에 각각 넣어야하는 구조로, 강아지의 발을 잡아야 하는 과정이(b) 필요한데, 강아지는 발을 잡히는 것을 강하게 거부하는 모습이었다. 이때는 단순히 '새로운 하네스를 구입' 하는 것을 떠나서, 하네스를 입는 과정을 단순화 할 수 있는 하네스 디자인(패턴)으로 구입해 거부감을 줄이는 것이 낫다. 가장 수월하게 입힐 수 있는 L자형 하네스는 별다른 속박없이 걸치듯 씌우는 구조이기 때문에 하네스를 입고 벗는 과정을 어려워하는 강아지에게 많이 추천했던 타입의 하네스이다 (특히 타이트하게 얼굴을 통과하듯 입히는 구조의 하네스는 귀를 스치는 느낌 등으로 입히는 과정에서 거부감을 느끼는 강아지들이 많다). 하지만 단점은 강아지의 신체구조에 따라 줄 당김이 있을 때 기도에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과 강아지가 보호자의 뒤에서 버티게 될때 하네스가 벗겨질 수 있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온라인으로 새로운 하네스들을 찾아보는중 입히는 과정을 상당히 간소화하면서도 벗겨짐이 적어보이는 하네스를 찾았다. 강아지의 두발을 커다란 한 구멍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a의 문제점만 해결한다면 b와c의 문제가 거의 없을 것 같았고, 결과적으로는 성공이었다.
새로운 하네스로 긍정화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니 강아지는 장난감을 따라오듯 하네스로 다가오게 되었고, 자기 하네스만 보면 뛰어와 발을 얹는 강아지가 되었다. 다가온 강아지를 칭찬과 보상을 해주며 편안하게 입히면 되고, 즐거운 산책과 보상을 하면 하네스 교육은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