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소시 Sep 21. 2023

싱가포르에 부대찌개 피자가 나타났다!

"엄마, 저것 좀 보세요! 세상에 ~~"

어느 버스 정류장의 광고를 보고 깜짝 놀란 막내가 다급히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가 보니..

놀랍게도 새로 나온 피자 광고였는데, 믿기지 않는 비주얼의 피자가 보였다. 이름하여 부대찌개 피자! 


"부대찌개 맛이 나는 피자라고?"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조합이라 광고 속 그림을 보고도 그 맛이 상상이 안 됐다. 대체 저 피자는 무슨 맛일까?


광고만 보고 솔직히 누가 시켜 먹겠다고 하면.. 음식 가지고 장난하는 거 니야 하며 말릴 거 같은 그런 비주얼이었다.

대체 어떤 피자일지 궁금하실 테니 광고 속 피자를 보여드리면 이렇다.

(광고 전단지 속의 P사 부대찌개 피자 모습.  Photo by 서소시)



싱가포르 사람들 중에 한국 식 좋아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다양한 종류의 한국 소스들이 들어와 있고 동네 마트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어서인지 한국 음식 만들어 먹는다는 이야기를 외국 친구들에게 자주 듣는다.


그중에서도 그들이 많이 좋아하는 음식이라 멀어도 찾아가 먹는다는 음식들 중에 떡볶이나 부대찌개 이름을 주 들었다. 한국 드라마에서 먹는 장면을 많이 봐서 궁금해하며 먹으러 간단다. 그래서 이런 조합이 나온 걸까?



그나저나 피자와 부대찌개라니..

정말 상상해 보지 못한 조합이라 호기심이 생겼다.

"한번 시켜서 대체 어떤 맛일지 도전해 보자! "

이 피자의 세트 이름<친구 세트><대박 세트>로 소개되어 있었다.

광고에는 7가지 종류의 치즈가 들어가 있다는데 그림에 먼저 보이는 건 강렬한 떡볶이 떡과 라면의 조합이 크게 돋보였다. 과연 어떤 맛일까?


한참을 기다려 드디어 부대찌개 피자가 도착했다. 개봉박두 ~~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며 상자를 열었다. 이런이런.. 광고와 실물이 이렇게 다르다니 대실망이었다.  라면이 없었다!

배달이라 맛을 고려해 라면을 뺀 것인지, 빠진 채 배달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광고 사진과 달라서 뭔가 많이 허전한 모양새였다.

( 광고와 많이 다른 모습의 부대찌개 피자. Photo by 서소시)



뭐 보이는 것보다 제일 중요한 건 맛일 테니..

우리가 아는 부대찌개 맛과 얼마나 비슷할지 궁금해서 한 점 베어 물었다.


"어.. 이건 김치예요!"

한입 베어문 아이들이 놀라며 보여준 건 정말 작게 잘라진 김치조각이었다. 많이 빨갛지 않은 걸로 봐선.. 매운 걸 못 먹는 사람들을 배려해 덜 매운 김치를 넣고 치즈도 듬뿍 넣어 만든 거 같았다.

(작은 김치 조각 보이시나요? Photo by 서소시)


피자에 김치라니..

입안 가득 퍼지는 진한 치즈향과 맵지 않은 김치의 조합을 만나다니.. 김치가 피클을 대신해 씹히는 식감이 좋았지만 치즈와의 조합은 낯설었다.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확실한 건 우리가 아는 부대찌개 맛은 아니라는 거였다.


다시 광고지를 보니..

김치, 라면, 떡볶이와 치킨햄이란 글귀와 손가락 하트가 보였다. 그러고 보니 햄도 큐브 모양으로 들어있었다.


"아니.. 누가 한국 음식을 가지고 장난친 걸까요? 이건 이름과 너무 다른 맛이에요."

"싱가포르 친구들이 이 맛을 부대찌개라고 알면 어떡해요.."

당해하는 아이들의 반응이 재밌어서 함께 어버렸다.

"저 라면이 빠져서 뭔가 맛이 달라진 걸까? "


김치가 들어간 요리라면 무조건 다 좋아하는 둘째의 평은..

"피자에 김치는 아닌 거 같아요!"였다. 아는 부대찌개  맛과 다르고 맛있지 않았단다. 그나마도 솔직히 치즈가 살렸단다.

10점 만점에 4점 정도..


이 피자를 발견하고 호기심을 보였던 막내의 평은..

"생각보다 맛있었어요!"였다. 아는 맛과 다르지만 나름 괜찮았다고.. "맛없으면 혼자 다 먹기" 하고 주문했기에 혼자 다 먹지 않아도 돼서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10점 만점에 6점 정도..


우리가 아는 맛과 달라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신기한 조합에 도전이 재밌었다. 라면이 들어간 맛으로 다시 먹어봐야 제대로 된 평가를 할 수 있을 테지만..

먹으면서도 믿기지 않는 조합..

싱가포르에 부대찌개 피자가 나타났다!

작가의 이전글 남포동과 사랑에 빠졌다는 미국 친구 T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