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을 유인하라
시간이 지나 오후 퇴근시간이 다되어 가는데도 일체 소식이 없었다.
그렇다고 박만수에게 무선호출기로 먼저 연락을 취하기도 이상해서 마냥 기다리고 있었다.
“정일순 씨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 편안하게 계십시오.”
정일순은 연신 내내 몸을 떨고 있었다.
“형사님예.. 진짜 무슨 큰일 나는 거 아니지예..?”
“걱정 마십시오. 무슨 큰일이야 있겠습니까? 아 그리고 혹시 박만수는 보통 몇 시쯤 연락이 옵니까?”
“정해진 시간은 딱히 모릅니다. 그냥 아무렇게나 옵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조금 힘드시더라도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박만수가 연락이 오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저녁시간이 넘어 회사 업무가 마친 7시가 되어갈 때였다.
‘ 삐-삐-삐 ’
정일순의 호출기에서 신호가 왔다.
“형사님예! 호출 왔습니다.”
우리 형사들은 모두 정일순이 있는 곳으로 모였다.
“박만수입니까?!”
정일순은 잠시 머뭇거리며 호출기를 확인하였다.
“예 그런 것 같네요. 근데 번호가 호출 번호인데 예?”
“확실히 박만수가 맞습니까? ”
“앞에 1004를 붙여 놓는 건 만수 씨 밖에 없어요.. 만수 씨 맞습니다.”
정일순의 호출기에 전송된 번호는 연락을 요청하는 번호가 아닌 상대방 자신의 호출기 번호를 넣은 것이다.
‘하늘이 도왔다.’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 얼마나 운이 좋은 것인가. 상대방이 연락을 받을 번호를 전송한 것이 아니라면 분명 공중전화를 쓰고 있음이 틀림없었다. ( 공중전화는 수신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박만수는 피해자가 실종된 이후부터 호출기 번호를 바꾸었으며 정일순에게 바뀐 호출기 번호를 알려주지 않았었다. 그러나 오늘 정일순에게 자신의 호출기 번호를 알려 준 것이다. 그 뜻은 정일순에게 전화를 받을 수 있는 번호를 넣어 달라는 얘기였다.
“형사님 저 우째 해야 됩니까..?”
정일순은 긴장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정일순 씨 침착하시고 제 말 잘 들으세요. 형사계 사무실 번호는 아무래도 박만수가 알고 있을 것이니 경찰서 밖에 있는 부동산 사무실 전화번호를 넣어야 될 것 같으니 같이 부동산으로 갑시다” 하고 형사들에게는 출동준비를 시키고, 전화국에 긴급 발신지 추적 공문을 만들어 보내고 나서 같이 경찰서 옆 부동산 사무실로 가서 주인에게 이야기를 하고 부동산 전화번호를 입력시키고 20여분이 지나자
‘따르릉~~ ’
전화가 왔다. 나는 정일순에게 전화를 받으라고 했다. 여기는 술집이라고 얘기하라고 했다. 그리고 살짝 술에 취한 듯 박만수를 그리워하는 식으로 통화를 하라고 했다. 정일순이 수화기를 들었다.
“여보세요?”
정일순이 수화기를 드는 순간 나는 형사들에게 발신지 추적을 하라고 했다.
“만수 씨.. 어디라예..? 밥은 먹었어요?”
예상대로 박만수가 맞았다.
나는 손 짓으로 정일순에게 침착하게 평소대로 전화를 받으라고 표시를 했다. 정일순이 박만수와 통화를 하는 동안 우리 형사들은 발신지 추적에 온 사력을 다 기울였다. 그리고 잠시 후 발신지가 포착이 되었다.
‘88 고속도로 논공 휴게소 ’
나는 재빨리 형사들을 출동 준비를 시켰다. 그리고 형사 2개 조로 편성을 하고 달성 경찰서 형사들 또한 같이 출동 준비를 시켰다.
“전부 조별로 무전기 하나씩 가지고 폭력계는 형 하나부터 둘, 셋 하고, 달성 형사계는 형 열 하나, 열 둘로 나간다,”
“최 형사! 너는 나하고 화원 TG 쪽으로 올라가고 달성 형사계 박 형사하고 이 형사는 고령 TG에서 올라가라. 신속하게 움직여서 논공 휴게소에서 집결한다! 알겠나?!”
나는 최 형사와 함께 화원 TG 쪽으로 움직였고 폭력계 다른 조는 우리 뒤를 따라오라고 했다. 최 형사는 액셀을 미친 듯이 밟았다. 한참을 달리고 있는데 뒤에 순찰자가 사이렌을 울리며 우리를 쫓아왔다.
“차량번호 XXXX 정차하세요!”
우리가 신호도 안 지키고 과속을 하니 단속을 하려는 모양이었다. 우리는 무시하고 달렸다. 그랬더니 끝까지 순찰차가 따라붙었다. 그리고 우리 옆 차선으로 와서 창문을 열고 우리에게 소리쳤다.
“정차하세요!!”
나는 바지춤에 차고 있던 수갑을 꺼내어 흔들어 보이며 소리쳤다.
“내는 지방청 폭력계 형사다!! 지금 범인 추적 중이다!”
소리야 들었겠느냐 만은 순찰차는 조용히 차를 돌렸다.
우리는 여지없이 화원 TG를 지나 달렸다. 그리고 어느덧 우측에 논공 휴게소가 보였다. 지금 현재는 4차선 왕복 도로에 중앙 분리대가 있지만 그 당시에는 중앙 분리대가 없었다.
휴게소로 진입하기 전 부동산 사무실에 있는 신 형사에게 무전으로 정일순이 아직 통화를 하고 있는지 확인을 하니 계속 통화 중이라고 했다.
“최형사! 바로 들어가자 ”
우리는 차를 논공 휴게소 내 중앙에 위치한 공중전화 부스 앞으로 바로 갔다. 그 순간 고령 TG방향에서 진입한 달성 형사계 형사들도 분리대가 없지만 씽씽 거리는 고속도로 중앙선을 넘어 도착을 했다.
정말 영화 같은 일이었다. 아니 우리가 하는 일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이리라. 그렇게 공중전화 부스로 가니 박만수로 보이는 남자가 아직 까지도 수화기를 들고 통화를 하고 있었다.
‘ 똑똑 ’
남자는 우리를 쳐다보았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 해 지면서 긴장을 하는 표정을 지었다. 본인도 우리가 형사임을 직감했으리라. 나는 공중전화 부스 문을 열었다.
“어이~ 박만수!!”
그는 아무 말이 없었다. 나는 재빨리 수화기를 뺐었다.
“정일순 씨?”
수화기 너머로 정일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 형사님.. 도착하셨어 예..?”
“네 정일순 씨 수고 많으셨습니다.”
나는 전화를 끊었다.
“박만수 씨 같이 갑시다. 뭣들하고 있어 데려가!!”
그렇게 우리는 박만수를 검거했다. 그리고 박만수를 잡았다고 휴대폰으로 지휘부에 보고로 하고 달성 경찰서 조사실로 데려갔다.
사무실에 데려다 놓고는 우선 피해자의 생사가 궁금해서 박만수에게 갑자기 물었다.
“어이~ 사장 지금 어디 있어?”
박만수는 말이 없었다.
“빨리 말 안 해? 조사에 순순히 응하면 정상 참작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불이익이 간데이~~ ”
박만수는 스스로도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였는지 한 숨을 푹 쉬더니 입을 열었다.
“죽었습니다.”
나의 예상대로였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얘기해봐.”
박만수는 담배를 한 대 달라고 했다. 나는 담배를 주었고 담배를 어느 정도 피운 박만수는 사건의 경위에 대하여 이야기를 했다.
#범인유인 #사망 #유기 #논공휴계소 #검거 #공중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