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시면 안돼요?
- 사건의 경위 -
정일순은 남편의 사업이 망하자 생계를 위해 온갖 일을 마다하지 않고 일을 해야만 했다. 그래도 남편이 사업이 잘 될 때에는 사모님 소리라도 들었지만 현재는 돈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라 힘든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친하게 지내던 친구 이미선과의 만남이 잦아졌다.
그러다 이미선의 집에 놀러 가게 되었는데 그때 이미선의 남편 박만수를 알게 되었던 것이다. 상당한 미인이었던 정일순에게 박만수는 호감을 가지게 되었고 처음에는 정일순의 고민을 함께 들어주며 말동무를 해 주다가 점점 노골적으로 정일순에게 접근을 했다. 정일순 또한 무능한 남편보다는 택시기사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박만수에게 호감을 느꼈다.
그 둘은 이미선 몰래 밖에서 만남을 가지게 되었고 불륜의 관계로 발전을 했다. 그것도 모르는 채 친구의 생계를 걱정한 이미선은 정일순에게 일 자리를 소개해 주겠다며 지금의 공장 주방 조리사로 취직을 시켜주었다.
그렇게 정일순은 열심히 일을 하며 퇴근 후에는 박만수와의 만남을 즐겼다.
그러던 어느 날 공장 사장이 정일순을 사장실로 불러들였다.
“일순 씨 요즘 힘든 일은 없습니까? ”
갑자기 뜬금없는 질문에 정일순은 당황을 하였다.
“예..? 뭐 특별한 건 없습니다. 근데 갑자기 왜요?”
“아 다른 게 아니고 직원 소개로 일순 씨를 채용했는데 내가 한 번도 신경을 안 써준 것 같아서 미안해서 한번 물어봤습니다. 하하 ”
“아.. 사장님도 참.. 괜찮습니다. 일은 진짜 재밌고 할 만합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장님.”
“에이 그래도 사람이 그러면 안 되지요. 현풍 장날 시장에 같이 한번 나가봅시다. 같이 나가서 재료 시세도 좀 보고..”
“요사이 재료 들어오는 것이 시원치 않아서 나도 한번 장날 나가보고 싶었는데.. 장날이 오면 나가 봅시다”
정일순도 승낙을 하고 5일. 10일에 열리는 5일장을 기다리다가 공장 점심시간이 지나고 나서 현풍 장날 같이 나갔다.
5일장이 들어서면 현풍 읍내는 대구에서 온 사람들과 달성군민, 장사꾼들이 어울려 한바탕 잔치가 벌어지는 형국이다.
같이 타고 온 승용차를 주차장에 세워두고 이곳, 저곳 다니며 시세를 묻기도 하고 구경을 하면서 다니다가 유명 메이커 가게로 들어가 멋있고, 예쁘고 비싼 머플러를 하나 선물하고 찻집에 들려 차를 한잔하면서 앞으로 장날에 자주 나오자고 하며 정일순에게 넌지시 추파를 던지고 공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며칠 뒤 정일순을 사무실로 불러 “정일순 씨 우리 퇴근 후 저녁 먹으러 갈까요?”
“식사요?? 어.. 그게..”
“에이 부담 같지 말아요. 일순 씨가 일을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아서 사장이 포상하는 뜻으로 밥 한번 사는 거니까 오늘 마치고 간단히 밥 한 끼 하십시다. 여기 매운탕 맛있게 하는 집이 있어요. 같이 갑시다. ”
정일순은 마지못해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퇴근 후 사장과 정일순은 가까운 낙동강가의 매운탕 집으로 향했고 그 둘은 식사를 하며 술을 마셨다.
“일순 씨 남편은 혹시 뭐하십니까?”
“아.. 지금은 몸이 안 좋아 쉬고 있어 예..”
“아이고 이런.. 몸이 건강해야 무슨 일이든 할 텐데..”
“우리 남편이 사장님 반틈만 닮아도 제가 이리는 고생 안 할 건데 에휴..”
정일순과 사장은 취기가 올라와 있었다. 정일순의 한 마디에 사장은 어깨가 으쓱한 듯했다.
“아닙니다. 남편분도 꼭 다시 재기해서 잘 될 겁니다. 자. 한잔 하세요 ”
그 둘은 계속해서 술을 마셨고 시간이 지난 후 식당에서 나왔다.
“사장님 오늘 잘 먹었어 예 감사합니다.”
“아.. 감사합니까? 그러면 내가 더 감사한 일을 줄 수도 있는데..”
“예?? ”
“같이 노래방에 가서 조금 놀다가 가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동안 지친 심신을 노래방에 가서 풀어 볼까 하는 심정에
“오늘 집에 일찍 가야 하는데.. 그럼 조금만 놀다가 가입 시다”며 같이 근처 노래방에 들러 맥주를 마시며 노래를 부르다가
사장은 갑자기 정일순의 허리를 껴안았다,
“사장님! 이거 뭐하시는 거라예??”
“오늘 어때요? 나랑 자주 이렇게 지냅시다. 뭐 필요한 것 있으면 내가 처리해 주겠습니다. 그리고 그 택시 기사는 그만 멀리 하시고..”
정일순은 얼굴이 굳어졌다.
“무슨 소리 하세요? 사장님 취하셨어 예?”
“어허.. 내 다 알고 있다니까..”
“거.. 근거도 없는 말 하지 마이소!”
정일순은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이봐요 일순 씨.. 그 택시 기사보다 내가 더 행복을 줄 수가 있어. 일순 씨를 처음 봤을 때부터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요 ”
정일순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나만 믿고 따라오면 일도 월급도 모든 걸 풍족하게 해 줄게요. ”
그리고 사장은 정일순을 데리고 근처 모텔로 향했다.
정일순은 취기가 조금 있었지만 뭔지 모를 이끌림에 홀려 사장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 몸을 맡겼다. 아마도 생활이 너무 힘들어 지푸라기도 잡고 심정이 컸으리라. 짧은 순간이었지만 나이가 들어있던 둘은 불꽃을 피웠다.
각자 가정이 있다 보니 밤을 지새울 수는 없고 여관을 나와 사장이 월배 쪽에 있는 정일순을 집에까지 데려다주고 귀가를 했다.
미인박명이라고 했던가?
예쁜 얼굴값을 하는 것 같았다.
남녀 관계는 처음이 어렵지 한 고비를 넘게 되면 누구보다 다정스럽게 지내는 사이가 아니던가.
그 이후 정일순의 생활은 평소와는 다르게 좋아졌다. 사장의 다정스러운 눈길과 정으로 월급은 물론이고 수시로 저녁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게 되면 여러 가지 선물과 용돈을 받아 쓸 수 있었다.
이리저리 연락을 취해도 연락이 되지 않거나 연락이 되어도 시큰둥한 게 살갑게 대하던 옛날 모습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박만수와의 관계가 멀어져 갔다.
사람은 누구나 직감을 가지고 있다. 어딘가 이상한 것을 눈치챈 박만수는 퇴근하는 정일순을 미행하며 뒤를 캐내었고 사장과 정일순이 불륜관계인 것을 알아낸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박만수는 정일순이 일을 하고 있는 공장에 찾아갔다. 그리고 정일순을 불러냈다.
“너 왜 전화도 안 받고 연락도 안 하는 거야!!”
정일순은 박만수를 쳐다도 보지 않았다.
“만수 씨! 이제 우리 그만 만납시다. 친구 신랑이랑 이러는 것은 진짜 아닌 것 같아요.”
박만수는 노기를 품었다.
“하!!! 그래?!! 그러면 공장 사장하고 지랄하고 다니는 건 괜찮은 것이고?!! ”
정일순은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표정을 지었다.
“무슨 소리합니까? 여기 사장님하고 내하고 무슨 관계라는 말인데 예? 참.. 나 기가 차네 바쁘니까 돌아 가이소!!”
그렇게 정일순은 박만수와의 이별을 통보했다.
그 이후 박만수는 정일순을 회유하러 선물 공세도 하고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정일순은 요지부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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