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합시다!
“우째 알고 우리 집으로 왔습니까?”
“임마야! 어디서 알았던 간에 우리가 너한테 가르쳐 줄 것 같나?”
“빨리 어딘지 말해라! 몇 군데나 털었나?”
“몇 군데는 뭐가 몇 군데입니까?”
“임마! 니가 전당포가 금방에 갔다 준게 많이 있다고 하던데?”
“누구 그럽디까?”
“그런거는 가르쳐 수 없고.. 말이나 해라 자슥아”
그렇게 실랑이를 하며 뜸을 드리다 시간이 지나자
“형님(당시는 나이에 관계없이 절도 피의자들은 형사를 형님 대접했다)좋은 것 한건 드릴테니 구속 안되게 해주이소”라고 했다.
“무슨 일인데?”
“형님들이 알란가 모르겠는데 79년 초에 발생한 부산 송도 토막 살인 사건 압니까?”
“이 자슥이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당시 나는 전투경찰 특경으로 삼천포 신수도라는 섬에서 초소장 근무를 하고 있었지만 워낙 큰 사건이라 뉴스를 통해 알고는 있었다)
“진짜입니다. 한번 확인 해보면 될 거 아닙니까?”
이놈이 구속을 피하기 위하여 거짓말을 하는 수가 있기 때문에 그 진위를 확인해야 했다.
(전과자들은 종종 허위 정보를 제보하며 위기를 벗어 날려고 한다)
사무실에 있는 조장인 임 형사를 불렀다
“형님! 이리와 보이소.”
“뭔데?”
자기 자리에서 일어서며 묻기에 그냥 눈 짖만 했다
“철우가 한 건 준다는데 물어보니 부산 송도 토막 살인 사건 이라카는데요”
“뭐라고? 같이 가보자”
“철우! 니 지금 김 형사한테 뭐라고 했나?”
“부산 송도에서 발견된 토막 살인 사건 범인을 알고 있습니다”
“참말이가?”
“참말입니다!”
“니가 알고 있는 대로 말해봐라”
물을 한잔 달라고 하여 지원 근무 중인 전경을 시켜 물을 가져다 주니 벌컥벌컥 먹고는 옆에 있는 전경들이 부담스러운지 눈치를 주기에
“ 너 들은 밖으로 나가 있어 봐라”고 하여 전경들을 밖으로 내보내자
“제 손위 처남 석창수(당시 51세)이라고 있는 데요 7-8년 전 2월 말경에 집으로 찾아와 술을 한잔 하자고 하여 별다른 안주도 없이 둘이 소주를 몇 병을 먹다가 보니 취하여 그만 먹자고 하며 일어 설려고 하는데 처남이 나보고 할 말이 있으니 잠시 앉아 보라고 하여 앉으니까
“며칠 전 부산에서 발견된 토막 살인 사건은 자신이 한 것이고 처남댁인 명우 엄마다”라고 하고는 다짜고짜 울기 시작을 하여 왜 그랬는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 물어보니 술이 취하였지만 조목조목 답을 해주어 알게 되었습니다”고 하는데 진실로 보였다.
울면서 이야기를 하기에 술을 몇 잔 더 먹여 달래어 보낸 적이 있다는 것이었다.(추후 누구에게도 자신이 토막 사건의 범인이라고 한 적이 없었다고 하는데 취중에 한 얘기를 모르고 있었음)
아무리 절도범이 위기를 모면 할 려고 해도 자신의 처남을 팔아 먹기야 하겠나 싶어 문밖에 있던 전경들에게는 함구를 시키고 혼자 4층 교환실로 올라갔다.
교환수에게 당시 토막 시체가 발견된 부산 송도를 관할 하는 부산 서부경찰서 형사계로 전화를 꼽아 달라고 하여(교환원들이 직접 연결해주던 교환실이 따로 있었음) 당직 형사와 통화를 하니 송도 콩나물 공장 앞 하수구에서 발견된 토막 시체가 있었고 미제 사건이라고했다.
현재 기록 일체는 부산 경찰청 강력계에 있다고 하여 다시 강력계로 전화를 했더니 기록을 보유 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상 절도 피의자인 박우철의 진술과 일치 되는 사건이었다.
갑자기 가슴이 꿍꽝대기 시작했다.
지하에 있는 사무실로 내려와 조장에게 보고를 하고, 반장과 함께 계장실에 들어가 사건의 전말을 보고 했다.
그러자 다혈질인 송계장(당시 경감, 일명 송포라고도 했음)은 고개를 끄떡이더니 목수 일을 하는 석창수을 먼저 검거하라고 하며 박우철은 불구속으로 우선 집에 보내라고 했다.
우리는 반장 주재로 3개조가 검거 계획을 세우고 난 다음, 나는 조장의 승용차를 타고 석창수가 자주 다닌다는 달성 공원 옆 막걸리 집으로 가서 탐문을 하였더니 아침에 나왔다가 점심 먹으로 갔다는 주인의 말을 듣고 평리동집 근처에 차를 세우고 골목 안에 위치한 집 앞에 도착을 했다.
석창수가 집에 있는가 싶어 집을 확인하러 걸어가는데 석창수가 대문을 나와 자전거를 탈려고 하는 것을 보고 나와 조장이 석창수에게 다가갔다.
“우리 부산에서 온 형사들인데 같이 가자”고 하며(일부러 처음에는 부산 형사라고 했다) 반항이 없는 석창수을 양쪽에서 팔을 잡고 선배 승용차 뒷자리에 태웠으나 아직 확실한 증거도 없이 잡았는데 경찰서에 데려가면 주재 기자들이 있어 수사에 방해가 되니 우선 평리 2동 파출소로 데려갔다.
뒷 자석에 탄 석창수가 땀을 흘리기에
“왜 땀을 흘리나? 점심을 뭘 먹었나?”
하니 냉수에 밥 말아 먹었다고 하기에
“아! 됐다! 9월 하순 날씨에 덥지도 않은데 땀을 흘리는 것을 보아 범인이구나”고 확신을 했다.
평리 2동 파출소 2층 직원 대기실로 데려가서
“우린 부산 형사들인데 다 알고 왔으니 바른대로 이야기를 하라고 하며 토막 사건에 대하여 물었으나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부인을 했다.
계속 추궁을 하는데 검거 보고를 듣고 달려온 반장, 계장까지 합세하여 심문을 하였으나 부인을 해서 일단 사무실에 들어가 다시 취조를 해야겠다고 하고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다른 형사들이 퇴근을 하고 난 뒤 지하에 있는 사무실 옆 창고로 데려가 강도 높은 심문을 해도 아니라고 버티어 안 되겠다 싶어 당시 신문에 보도된 사진들을 보이며 추궁에 추궁을 했다.
“물을 달라”고 하더니 버티어도 안 되겠다 싶었는지 담배를 한 대 피워도 되느냐고 하여“이제 되었다”고 속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데
“형사님! 제가 그랬습니다.”
“부산에서 발견된 토막 시체는 제가 부산에 가서 버린 제 처 박계순입니다”라고 했다.
사무실에 대기 중인 반장과 계장에게 석창수의 자백 사실을 보고 했다.
이제부터 일이 시작되었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었고, 민심 수습 차원에서 대통령까지 조속히 검거 하라고 지시한 사건이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흘러 밤이 깊어졌다.
아직 진술만 있는 단계라 보호실에 입감을 하지 않고 석창수가 자술서를 쓰는 것을 보며 우리 반 형사들이 돌아가면서 석창수를 지키고 밤을 지새웠다.
아침이 되어 계장. 반장, 조장은 사건 서류를 가지러 부산으로 출발했고 나는 석창수를 지키면서 자술서를 토대로 심문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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