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써니짱 Mar 10. 2023

형사는 보복이 두렵지 않나요? 3

토착 세력의 위용

◆ 김 형사 두고 보시다! ◆


아침에 출근을 하니 사무실이 왁자지껄했다.

간밤에 일어난 폭력사건과 주취자들과의 싸움이 끝나지 않아 아직 근무 교대를 못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아침 조회를 마치고 각 반별로 티타임을 하는데 사무실 출입문이 열리며 조그마한 중년의 남자가 옆에 산만한 덩치의 젊은이들을 데리고 들어오며 

“여! 안녕하세요?” 소리를 치니 사무실 안에 있던 선배 형사들이 

“아이고! 주 사장! 오랜만이요?” 하며 맞장구를 치는 소리가 들렸다.


옆에 있는 조장 신 형사에게 “형님 저 사람 누군데 저리 당당합니까?”

“김 형사! 아직 저 사람 모르나?”

“예 모르는데요.”
 

“저 사람은 00동 주 사장이라고 00동에서 꽃집을 하는데 동네 깡패를 하다가 국회의원 선거를 도와주고 당선이 되니 비서관인지 뭔지 명함을 파서 개폼을 잡고 다니고 있는데 양아치 새끼다.”


“양아치 새끼면 형사들이 잡아넣어야지요.”

“말하지 마라. 위에부터 썩었어.. 알게 모르게 손을 못쓰게 하고 있어..”


“누가 그러는데요?”

“조금 있으면 너도 알게 될끼다.”


“오늘은 아침부터 웬일입니까?”

“응 아마 어젯밤에 아는 놈이 경찰서에 잡혔거나 업소가 단속이 된 모양이지.”


“그런 일이 있으면 지가 왜 오는데요?”

“아침에 누군가 부탁을 받고 왔겠지..”


그러는 사이 주 사장은 어제 당직을 한 3반의 반장 옆 소파에 앉아서 반장이랑 뭐라고 속삭였다.


“지금 저 새끼 저기서 뭐 하는 짓하고 있나? 아이고! 반장이라는 사람이 안고 도니까 그렇지.. 형사가 저런 거 잡아 넣어야지.. 형님! 반장은 왜 저런데요?”

“나도 모르지..”


“뭐 소주라도 한 잔 얻어먹으려고 저러나? 씨발 놈! 언젠가는 내가 한번 작업을 해야 정신 차리지”하고 어제 담당구역에서 발생한 보고서를 살폈다.


뱀 대가리를 잡고 있으면 뱀이 꼼짝을 못 하듯이 관공서를 돌며 거들먹거리는 놈을 잡게 되면 그 밑에 있는 수하들은 자연적으로 제압이 되기에 나는 주 사장을 내사해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조장인 신 형사에게

“형님! 그 주 사장이라는 사람 꽃집 한다고 했습니까?”

“그렇지 00 시장 중간에서 꽃집을 하는데 돈벌이는 되는지 몰라”


“한번 가봅시다.”

“뭐 하러?”


“꽃집이 어떤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냥 한번 가보자는 거지요.”

“김 형사! 왜? 주 사장한테 관심 있나?”


“어떤 곳인지 한번 알아보려고요.”

“알았다. 조금 있다가 차나 한잔 먹으러 가보자.”


“형님도 주 사장하고 친한가요?”

“그런 건 없고, 오다가다 한 번씩 마주치는데 나한테 손해를 안 끼치니까 그냥 만나면 인사할 정도지.. 주 사장하고는 오 형사가 친하지..”


“오 형사는 어떻게 하다가 주 사장하고 친한데요?”

“아! 오 형사는 주 사장 꽃집 하는 파출소 담당이라서 친하지.. 다른 형사는 담당구역을 자주 바꾸는데 오 형사는 질기게 그를 담당하고 있어.. 그래서 아마 친하게 지낼 거야.”


“왜 담당을 안 바꿔 주나요?”

“오 형사가 그곳을 담당하면서 사건이 많이 줄어서 그런지 계속 그대로 두더라..”


“꽃집에는 어떤 사람들이 가는데요?”

“나도 자주 안 가서 모르는데 밑에 있는 꼬맹이들이 항상 몇 명 보이더라”


“꽃집 장사를 하면 생활이 되나요?”

“남의 장사를 내가 어떻게 알겠나? 꽃집을 하면서 동네 궂은일을 봐주고 용돈을 얻어 쓰고 하니 밑에 꼬맹이들을 데리고 있지”


“궂은일이면 어떤 것을 말하는데요?”

“이 사람이! 뭐 할라꼬 자꾸 꼬치꼬치 묻나?”

“아니 그냥 알아보려고요”


“그러니까 토착 세력이네요?”

“뭐 그럴 수도 있지.”


“형님도 뭐 얻어 먹었나요?”

“이 사람이 별걸 다 물어보네..”


며칠 뒤 신 형사와 같이 00 시장에 있는 주 사장의 꽃집에 갔다.


“어이 주 사장! 잘 계시나?”

신 형사는 주 사장보다 나이가 몇 살 더 많아 말을 놓고 지내는 사이라 꽃집에 들어서며 안부 인사를 물었다.


“아이고 형님! 여기까지 웬일이십니까? 옆에는 누구? 새로 온 형삽니까?”

“어 그래 나랑 같이 한 조 한지 얼마 안 되었는데 김 형사라고 한다. 자~ 김 형사 이리 와서 주 사장이랑 인사나 해라.”


“알겠습니다. 저는 김 00 형삽니다.”

“아! 그렇습니까? 잘 부탁합니다. 눈매가 무섭네요. 하하하”


주 사장의 꽃집은 시장의 모퉁이에 있었는데 가게 앞에 여러 가지 식물들이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자 판매 준비가 된 식물과 꽃들이 즐비했다.


꽃집 안 쪽에 사무실이 있었는데 보기보다 넓었고 책상 옆에 소파가 있었고 옆에는 역기랑, 평행봉등 여러 가지 운동 기구들이 보였다.


소파에 앉아 다방에서 가져온 커피를 한잔하면서 신 형사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고 나는 사무실 안과 밖을 살펴보았다.


사무실에는 딱히 집히는 것은 없고 꽃이 있어서 인지 습도가 높아 텁텁해서 오래 앉아 있기는 거북했다.


차를 먹고 난 뒤 꽃집을 나와, 같은 동네에서 비디오상을 하고 있었던 고교 동창이며 친구인 김태상(가명) 생각이 나서 그곳으로 갔다.


“태상아! 잘 지내나?”

“어! 김 형사 오늘 웬일이고?, 오늘은 조용한 모양이지..”


“그냥 지나가다가 한번 들렀다. 이분은 내 형사 조장님이고..”


친구에게서 주 사장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는데 동네에서 유흥업을 하거나 장사하는 사람들과 일수나 어름, 석유 배달하는 건달들은 전부 주 사장을 큰 형님으로 부르며 지낸다고 했다.


친구에게 주 사장에 대한 비리를 찾아 달라고 할 수가 없었다, 


나중에라도 나와 친구라는 것을 알거나 제보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친구의 생업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그만두고 다른 방법을 찾았다.


주 사장에 대한 비리 정보를 알았다고 해도 바로 착수할 수 없다는 것을 넌지시 알았지만 그때까지 형사로서는 아직 나의 자리를 찾지 못한 상태라서 섣불리 수사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사건을 하지도 못하면서 착수  했다가 중간에 그만 두게 되면 도리어 꼬투리가 잡히게 되기에 확실한 증거를 수집하기전까지는 우선 미뤄두기로 했다.

 

우선 주사장의 손, 발인 꼬맹들이라도 몇명 작업(구속)을 내 놓으면 활동이 줄어들것 같아 그 부하들에 대한 정보를 찾으러 다니다가 바로 밑 부두목격인 자가 주점에 외상술을 먹는다는 것을 알고 ‘주대 갈취범’으로 검거하였더니 여지 없이 사무실로 왔다.


"김 형사님!"

"예! 어서 오이소 주사장님!"


국회의원 보좌관이라는 명함을 뿌리며 간부들과 자리를 해도 대우를 받았는데 말단 형사에게 괜시리 존댓말을 사용하는것은 비아냥 거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선배와 상사들에게 부두목의 신병을 선처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일하는데 한창 물이 올라있는 내가 관련 증거와 진술을 확보한 상태라서 영향력 있는 주 사장이 온들 봐줄 리가 없다는 것을 알았던 모양이다


"김 형사님! 동생을 좀 봐주면 안되겠습니까?"

"아니 뭐.. 외상술을 먹었으면 빨리 갚지 .. 이미 서류가 완성되어서 곤란할것 같은데요."


"그깟 술값가지고 창피하게.. 내가 술값은 바로 처리 하도록 할께요. 부탁합시다."

"우리 한테는 늦었고요, 술값을 줬으면 법원에 바로 갔다 내세요."


"뭐 그럼 구속영장을 친다는 말인가요?"

"일이 그렇게 되었습니다."


"아이참! 그냥 가도 될낀데 .."

 인상을 써면서 조금 서 있다가 나를 보고 손가락질을 하면서


“어이! 김 형사님! 나를 잡으려고 내사를 하고 있었다면서요? 그래서 나 대신에 동생을 택했고? 두고 봅시다. 내가 꺼낼테니까. 형사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청탁이 통하지 않자 큰소리로 허세를 부리며 자존심 상하는 소리를 하면서 사무실을 나가는 것이었다.


한편으로 그렇게 나가면 '나중에 나한테 어떤 해코지를 할까' 순간적으로 걱정이 되었지만 경찰조직이라는 큰 뒷배가 있어 당당하고 싶었다.

 

부두목은 주 사장이 로비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구속영장이 한 차례 불허 되었다.  


못봐 준다며 큰소리를 쳤는데 나중에 불구속으로 송치되면 개망신을 당할것 같아 다시 보강 수사를 하고 나서대구에 있는 판, 검사들이 주말이면 서울로 가는것을 알고 로비를 하지 못하게 토요일 오후에 재차 구속영장 청구하여 구속시켰다.


물론 주대는 다 갚은 뒤 였지만 그래도 구속을 시키고 나니 나의 존재를 인식하고 졸았는지(?) 그때부터는  나에게 엄청 살갑게 대하여 주었고 다른지역 조폭들의 집단 난동이 발생하였을 때 협조를 많이 해주었었다.


 역시 허가 난 깡패(?)가 협박을 두려워 하지 않고 무허가 깡패를 이겼다!


#국회의원보좌관 #내사 #부두목 #꽃집 #허세 #구속영장 

이전 11화 형사는 보복이 두렵지 않나요? 2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