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그랬습니다 ◆
“채명수씨 되십니까?”
“아! 예 제가 채명수입니다.”
“아! 그러세요? 이리 좀 앉으시지요. 우리는 경찰청 강력계 형사들입니다.”며 대표로 나의 신분증을 보여줬다.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면서 악수를 하는데 보니 남방 우측 손목 부위 단추가 하나 없는 게 보였다.
전체 수사회의 때 단추에 대하여 유심히 살피라고 지시를 했었는데 바로 눈앞에서 단추가 없는 남방을 목격한 것이었다.
날씨가 추운 겨울이라 오리털 파카 안에 있는 남방에 단추가 없는 본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물을 수가 없어 축구 동아리 가입부터 시작하여 그동안 알고 있던 동아리에 대하여 물어보기 시작했는데 어째 눈이 고정되지 못하고 많이 흔들려 보이며 불안한 모습이 보였다.
의심하고 보는 나의 눈에만 그렇게 보일 수 있어 잠시 쉬자면서 배 형사를 따로 옆으로 불러 ‘어떠냐?’고 작은 소리로 물어보니 배 형사 역시 행동이나 말투가 많이 불안 해 보인다며 형사로서의 촉을 전했다.
우리 형사들은 눈빛으로 서로 의사소통을 하고 나서 약 30여 분간의 시간이 지난 뒤 채명수의 우측 옷깃을 잡아당기며 매몰차고 당당한 소리로
“여기 단추 하나가 왜 없지?”
“뭐 말입니까?”
“여기 옷 단추 말이야?”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채명수를 빙 둘러싸며 압박을 가했다.
당황한 채명수는 올바른 대답을 못 하면서 더듬거리는 순간 옆에 있는 형사들이 파카를 벗겼다.
다시 한번 추궁을 했는데 자신은 단추가 언제, 어디서 떨어진 줄 모른다고 했다.
“당신 위에 있는 단추와 같은것을 우리가 사건 현장에서 수거한게 있는데 당신 왜 변해광 가게에 갔었나?, 왜 죽였어?”라며 태풍이 몰아치듯이 범인임을 자백하라는 식으로 추궁을 했다.
우리도 조금 의심하고 있었지만, 단추없는 셔츠를 입고 나올줄은 몰랐었다.
“내가.. 내가..”
범인이 아니라면 당당한 목소리가 나오고 변명을 할 것인데 얼버무리는 말투가 범인임을 자백하는 것 같았다.
속으로는 쾌재를 불렀지만, 아직 게임이 끝나지 않았기에 채명수의 입에서 잘못했다는 말이 나오도록 계속해서 알리바이를 추궁했다.
일체 대답을 못 하던 채명수는 제풀에 지쳤는지
“물 좀 주세요.”라고 해서 옆에 있는 형사에게 빨리 물을 가져오라고 하여 물을 먹었다.
갑작스럽게 사건이 해결된것 이었다.
채명수는 한숨을 쉬고 나서
“죄송합니다”
“우리에게 죄송한 게 뭐 있나? 변해광과 그 가족에게 해야지”
“이제 가자! 일은 벌어진 것이고 빨리 수습해야 되잖아? 무슨 이유가 있겠지만 사실대로 말해야 자네 처벌도 줄일 수 있어 알았지?”
“알겠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자포자기하는 모습이 보였다.
우선 강력계장에게 휴대전화로 검거 보고를 했다.
“계장님! 해결했습니다.”
“뭐라고?”
“통신가게 사건 해결했다고요”
“그래? 피의자는 어디 있나?”
“지금 데리고 동부경찰서로 갑니다”
“알았어 나도 동부로 나갈 게 수고했어. 누가 잡았나?”
“아이고! 계장님! 우리 강력계가 잡았지요”
“잘했어! 사건을 동부에 넘기고 우리는 빠지자.”
“왜요?”
“우리가 인지하면 동부는 뭐가 되나? 보고 할때는 우리 강력계가 했다고 할테니 동부에 넘기면서 보고서 만드는 것 보고 들어와, 알았지?”
“알았습니다”
지휘부에는 우리가 검거한 것으로 보고 한다니 그렇게 하기로 했다.
승용차 뒷좌석에 태워 동부경찰서로 오면서 간단하게 물었다.
“왜 변 회장을 죽였나? 돈이 탐나서 그랬나?”
“그게 아니고 지난 축구 시합 때 제 실수로 골을 먹고 져서 창피하기도 하고 미안했는데 회장님이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너무 심하게 하는바람에 자존심이 상해서 죽을 뻔 했습니다.”
"어떤 말을 했기에 자존심이 상했단 말이냐?"
"....."
대답이 없었다.
“그렇다고 사람을 죽이면 되나?”
“처음부터 죽일 마음은 없었습니다. 친구들과 술을 한잔 먹고 회장님한테 따지려고 갔는데 그곳에서 좋은 말을 했으면 저도 괜찮았는데 제가 술을 먹고 왔다며 언성을 높이기에 저도 모르게 회장님을 뒷문으로 끌고 나갔는데 그 뒤 기억은 잘 안 납니다.”
“무엇으로 사람을 그렇게 심하게 상처를 냈나?”
“처음에는 제가 덩치도 크고 힘이 세서 제가 끌고 뒷문으로 나갔는데 그곳에서도 계속 욕을 하며 저의 멱살을 잡아 저도 있는 힘껏 잡아당기며 서로 치고 받다가 수돗가에 넘어뜨리고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밟았던 것 같습니다. 연장을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단추에 대해서는 모르겠나?”
“단추가 떨어진 것은 저도 몰랐습니다.”
“우리가 묻는 말에 왜 그렇게 빨리 수긍을 했나?”
“저는 현장에 떨어져 있는 단추를 모르고 있었는데 진짜 단추가 한 개 없었고 형사님들 다 알고 온 것 같아 거짖말을 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이것저것 물어 보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말이 나와버렸습니다.”
“변 회장 장례식장엔 왜 안 갔었나?”
“겁도 났고 저도 인간인데 어떻게 장례식장에 가겠습니까?”
“완벽하게 처리하려면 장례식장에 가야 되는 게 아닌가?”
“저는 못가겠더라고요”
“안 잡힐 줄 알았나?”
“그때는 시간이 조금 늦어 다니는 사람들도 없었고, 아무도 모를것 같아서 잘하면 그냥 지나갈 줄 알았습니다. 단추는 진짜로 있었나요?”
“야! 자네 옷에 단추가 없으니까 우리가 확보해두었잖아. 여기 이사진 봐라! 같은것 맞지?”
"예! 맞네요. 어디 있었는데요?"
"수도 하수구에 있더라.. 변 회장이 죽은것은 언제 알았나?"
"정신없이 때리고 밟았는데 언제 죽은는지는 잘모르겠고, 나중에 보니 벽하고 수돗가에 피가 너무 많이 흘러 있어 수돗물로 씻어 내렸습니다."
그러는 사이 동부경찰서에 도착하였고 서장 이하 각과장과 형사들이 형사계 입구 현관에 나와 있었다.
“강력계 수고 많았습니다. 고마워요.”
예전 경찰청 과장으로 근무할 때 테니스를 같이 치면서 친하게 지냈던 서장이었다.
범인을 강력계로 안 데려가고 동부 형사계에서 처리 한다니까 동구 구민들에게 체면을 세우게 되었다며 너무 고마워했다.
범인인 채명수를 살인의 고의가 없어 폭행치사죄로 동부 형사계에 넘기며 약 10여 일 고생을 하였지만, 또 한 건 했구나 하는 자부심을 느끼며 강력계 위상을 높이고 팀원들과 경찰청으로 철수했고 배 형사에게 경찰청장 표창을 받도록 했다.
형사들은 수사본부가 설치된 사건을 해결하면 소주 한 잔에 피로함을 날리고, 표창장 하나에 히히덕 거리는 행복한 대한민국의 상머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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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건이 발생하고 수사를 하며 형사 수첩에 기록해두었던 주변 상황, 인물들 진술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