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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짱 Sep 13. 2023

조폭두목의 골프장 위세

◆ 골프장 갑질 ◆

새싹이 파릇하게 올라오는 골프장의 봄 풍경은 눈이 황홀할 정도로 아름답다.

봄바람이 불어오는 대구 근교 골프장에서 중년의 남녀 4명이 골프를 즐기고 있었다.     


“굿 샷”     

경쾌한 목소리가 골프장을 울리고 있었다.


00공단에서 자동차 2차 부품 제조업을 하는 장미화 (여. 가명 54세) 가 1차 부품공장을 운영하는 이 재산 (가명 57세) 회장의 티샷을 보며 캐디와 함께 큰소리를 외쳤다.   

  

골프장은 본래 운동을 핑게 삼아 로비하는 자리이기도 해서 한점이라도 타수가 높게 나와야 올바른 로비(?)가 되는 자리였다.  그렇게 로비해야 충분한 물량의 납품을 확보(?)하는것이기도 했다.


골프도 좋지만 점심시간이 조금 지나서 시장기를 느낄 때가 되었다.     


11번 파 3홀에 도착했는데 앞에서 진행 중인 팀이 있어 잠시 카트에 앉아 기다리는 시간이었는데 장 사장이 이 회장에게  

   

“회장님! 시장하시지요?”

“때가 지났으니 출출하지요. 조금 있다가 그늘집에 가서 간단하게 먹읍시다.”     


“회장님! 그늘집에 가기 전 제가 김밥을 가져왔는데 우선 이거라도 드시지요”

“아니 김밥을? 그럽시다.”     


골프장 필드 내에서는 음료수 정도는 몰라도 음식을 가지고 들어갈 수가 없다.     


골프장 내 음식 매출도 영향이 있지만, 음식을 가져가면 진행이 더디고 음식 찌꺼기가 필드나 주변을 어지럽기에 엄히 금하고 있다.     


동행 하던 캐디가 음식을 먹으면 안되고, 진행팀장에게 발각되면 캐디가 페널티를 받는다고 했는데도 일행이 티샷 순서를 기다리면서 김밥을 먹고 있고 있었다.


하필이면 이때 골프장 내 순찰을 돌고 있던 반장이 다가와   

   

“게임 진행 중 필드에서 음식을 드시면 안 됩니다.”

“알고 있는데, 먹던 것이니 우리가 알아서 할께 그만 가보시오.”     


이 회장이 순찰 중인 반장에게 그냥 가라는 말과 손짓을 했다.    


순찰을 돌고 있는 진행 반장은 오토바이를 타고 각 홀을 다니며 팀별 진행을 도와 완급조절을 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회원님! 그만 드시고 게임이나 하십시오.”

“아니 이 사람이! 그냥 가 보라는데..”    

 

“안 된다니까요. 여기서 이러시면 제가 혼납니다. 그만 하세요”


반장은 타고 온 오토바이에 내리며 정색을 하고 음식을 못 먹게 했다.     


“어이! 여기 사장 오라고 해. 이 자식들이 김밥 몇 개 먹는데 무슨 잔소리가 그리 많아.”

“안 됩니다.”     


“내 말이 안 들려? 내가 누군지 몰라?”

“그래도 규정을 지키셔야지요”    

 

“빨리 사장 오라고 해..”


반장은 자신의 힘으로는 취식을 막을 수 없어서 무전기로 사무실로 상황 보고를 했다. 

    

“여기 회원님이 음식을 드시고 있어 말렸더니 도리어 사장님을 오라고 하는데 ..”
 “사장님께 보고하겠습니다. 잠시 기다리세요.”    

 

김밥을 먹던 일행은 먹지도 못하고 카트기에 앉아 있는데 무전기로 연락이 왔다.  

   

“계속 음식을 먹으려고 하면 규정 위반이니 캐디랑 사무실로 철수하시라는 사장님 지시입니다” 

    

옆에서 같이 무전을 듣고 있던 이 회장은 다른 일행들 앞에서 자기 말이 먹히지 않아 체면이 구겨졌고 자존심이 상했다. 

    

“뭐라고? 진행하지 말고 들어오라고?”

“사장님 지시입니다”   

  

“그래? 알았다. 우리 그만 치고 갑시다”


기분이 상할 대로 상한 이 회장은 일행들과 같이 라운딩을 그만두고 카트를 타고 골프 하우스로 갔다.     

사무실에 도착하는 즉시 이 회장은 클럽 내 2층 사장실로 달려 올라가 


“여기 사장이 당신이야?”

“그렇습니다만”    

 

“아니 식사 때를 놓쳐 필드에서 김밥 몇 개 먹는다고 이렇게 무시하는 골프장이 어디 있소?”

“그래도 규정은 규정 아닙니까?”     


“이 골프장에는 앞으로 못 오겠네”

“예약이 넘치니까 안 오셔도 됩니다”   

  

“뭐라고? 두고 봅시다”     

씩씩거리며 라운지로 내려왔다.   

  

◆ 조직폭력배를 부르다 ◆     


라운딩을 그만두고 오면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할 줄 알았는데 도리어 안 와도 된다는 당당한 모습에 같이 온 사람들에게 창피를 당한 것이었다.    

 

라운지로 내려온 이 회장은 어디엔가 전화하여 골프장에서 당한 수모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전화를 끝낸 이 회장은 일행과 같이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라운지에 앉아 누구를 기다렸다.     


시간이 한 시간 정도 지난 뒤 클럽 현관에 들어서는 사내 3명이 있었는데 첫눈에 보기에 골프를 치러 온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나이는 60대 후반이었는데 옆에 같이 온 사내들은 4~50대로 보이는 건장한 체격이었다. 

     

이 회장이 학수고대하고 기다리던 사람은 서울을 주무대로 하는 조직폭력배 두목 K00이었다.  

   

(ㅁㅁ파 두목 K00는 사건 당시 건설업체 사장에게 이권 청탁을 받고 대구에 있었던것이었다.)


기다리던 사람이 와서인지 일어서며 반갑게 맞이했다.     

“K 회장님! 여깁니다”

“예! 이 회장님!”     


어떻게 알게 된 사연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회장 자신이 골프장에서 당한 사실을 전했다.     


그러는 사이 이들의 동태를 살피고 있던 골프장 직원들이 사장에게 라운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했다.     

무슨 일이 생길 것 같다는 것을 염려한 사장은 대구 시내 조직폭력배 중 친하게 지내고 있는 두목 T에게 연락했다.     


T는 대구에 있는 조직폭력배 중 조직원이나 세력이 커서 서민들에게는 이름만 내밀어도 통할 정도였다.     

  

“T야! 우리 골프장에 시끄러운 일이 생길 것 같으니까, 자네가 좀 와줘야 겠다”

“무슨 일인데요?”    

 

 골프장 사장인 J는 실 소유주가 아니고 월급쟁이 사장이었고, 조폭들이 예약없이 라운딩을 원할때 새치기로 골프를 치도록 해주며 친분을 나누고 있어서 상부상조하는 사이였다.


“아니 글쎄 필드에서 음식 먹는 걸 못 먹게 했다고 시비를 걸고 공갈을 치더니 누군가를 부른 것 같다. 자네 빨리 와봐”

“알았습니다”  

   

평소에도 가끔 진상 손님들이 라운딩을 하고나서 행패를 부리면 T를 불러 조용히 해결 할때가 있어 미리 대비하는 차원에서 T에게 연락을 한것이다.


갑작스럽게 연락을 받은 T는 조직원 후배들을 급히 모아 고급 승용차 3대에 나누어 타고 00CC로 향했다.


그사이 라운지에서 이 회장의 이야기를 들은 K00은     


“뭐라고요? 이 자식들이 아무한테나 라운딩을 중단시켜? 사장은 어디 있어요?”

“2층 사무실에 있습니다.”   

  

“같이 올라가 봅시다.”

“예”     


K00을 앞세우고 2층으로 올라간 일행은 사장 비서실을 지나 기세좋게 문을 활짝 밀려    

 

“어이! 여기 사장 누구냐?”

“제가 사장인데 왜 그러십니까?”     


“이 새끼가”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는 사장 뺨을 손바닥으로 사정없이 내리쳤다.     

“왜 이 회장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어? 응?”


“도대체 누구신데 이렇게?”     

“왜? 내가 누군지 몰라?”


큰소리를 내면서 눈을 부라리는 옆에 일행 중 한 명이

“이분은 서울에 계시는 K00입니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얼굴은 모르지만 뉴스에서 많이 들었던 조폭 두목이 온 것이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응접실에 앉아 차를 대접하면서 골프장 사장이 설명해도 들으려고 하지 않고 도리어 이 회장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 조폭 두목들의 만남 ◆


그러는 사이 골프장에 도착한 T 일행 10여 명은 입구 안내 직원에게 상황을 확인하고 사장실에 사람들이 몰려 있다는 것을 알고 헐레벌떡 2층 사장실로 올라갔다.

     

기세등등하게 사장실 문을 열고 들어선 T는 그만 얼음이 되었다.     


대구, 경북에서 T는 겁나는 것이 없었는데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 최대 파벌의 두목인 K00이 앉아 있는 것이었다.   

  

“아니 형님이 여기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

“응! 그래 T냐? 너는 여기 왠일이냐?”     


"여기 형님이 잠시 오라고 해서 왔습니다"

"그래서 왔구나. 앉아라!"


두 명 모두 전국구라서 알고 있던 사이었고, 자주 만나고 교류하지는 않지만, 일 년에 한, 두 번씩 전국구 조폭들의 길흉사 때 만나거나 자기 지역 모임에 오면 나이 차이가 있고 선배이기에 예의상 접대하는게 그들 세계의 불문율 이었다.    

 

처리하라고 부른 골프장 사장은 둘의 대화를 거저 지켜볼 뿐이었다.     


T는 같이 온 후배들에게 전부 나가라고 하고 K 옆에 앉아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았다.   

  

“별일이 아닌데 시끄럽게 되었네요. 서로 이해하시고 넘어갑시다”

라는 T의 중재로 사건은 일단락이 되었다.     


지역 조폭 두목이 서울 조폭 두목에게 꼼짝하지 못한 사연이었다.     


우리는 K가 P 업체 사장에게 사주를 받고 공사중인것을 넘기라는 대구 업체 사장에게 공갈, 협박 사건에 대하여 내사 중이었는데 마침 골프장 폭력사건 정보를 받았던것이었다.


신병을 구속시키기 위한 범죄사실을 추가하기 위하여 골프장 사장에게 진술을 요청하였지만 후환이 두려워 피해가 없다며 거부했다.


하지만 우리는 K를 구속시키기 위하여 사장에게 여러 가지로 압력을 넣었지만, 피해자가 진술을 거부하는 바람에 골프장 폭력 사건은 인지할 수 없었다.    

 

다만 내사 중인 사건만 인지하여 불구속 송치했다.    

(불구속 송치했지만 전국 뉴스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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