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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노나 Oct 02. 2024

하마터면 끝까지 이야기할 뻔했어요

하필 상관없는 금요일

  하필 상관없는 금요일





  금요일이었어요 4번째인가요 5번째인가요 그런 건 중요하지 않겠죠 매번 잘못된 시간에 나타나는 내일이 있거든요 


  사랑의 시간은 어디쯤 오고 있나요 


  다만 그날이 하필 금요일이었고 

  금요일이 주저하며 평화로울 때 나는 

  자주 사라지는 것들을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당신은 알 수 없어요 


  기다리기 지쳤거나 잊었거나 멀리 돌아 끝나지 않는 금요일을 위해 작은 건배를 하겠죠 


  매번 엇갈려 마주치지 않았던 데이지꽃은 

  이제 시들었어요 


  4시와 5시 사이 약간의 행운이 따르면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사다리가 새롭게 뻗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면 나는 금요일의 꼭대기에 올라 저 멀리 느긋하고도 쓸쓸한 밤이 도착하는지 살펴볼 거랍니다 그것은 무해하여 건드리지 못할 것 같은 아침과 함께 오지만 만져본 적이 없는 까닭에 나는 애써 눈썹 위에 작은 차양을 만들고 찡그린 눈으로 어리둥절하거나 더디게 아무는 흉터를 긁으며 짜증을 내고 망설이겠죠 그래도 


  하필 상관없는 금요일이라서 가벼운 마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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