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라이언 온 로터스
현 시국에 대해 그동안 작성한 모든 글과 유튜브 기록을 잠시 내렸다. 각종 희한한 뉴스에 대한 댓글도 썼다가는 마지막엔 지운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뉴스 댓글에 "좋아요"는 아직 참지 못한다.
지난 약 백일 간, 간절한 마음으로 부정선거에 관련해서 조사하고 가설을 세우고 추론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들을 하나씩 추적했다. 하나를 파기시작하면 명확한 실체가 드러날 때까지 모든 집중을 한다. 본래 연구자가 할 일이다. 사실, 나 스스로 오랜 시간 진실을 외면하고 살아왔다는 충격으로부터 헤어 나오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그리고 솔직히, 절대 그렇지 않았으리라 믿었던 분들이 내심 더 걱정된다. 원래, 신뢰가 클수록 실망도 크며 그로 인한 분노는 엄청날 것이다.
최근의 이영돈 PD님 다큐나, 또 공병호 선생님이나 박순혁 작가님처럼용기 있는 분들이 오랜기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음모론 자라는 오명에도 불구하고 하나씩 진실을 밝혀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아직 입체적 시나리오를 완성할 정도는 아니다. 앞으로 더 밝혀져야 할 것들이 많다. 그만큼 복잡하다. 얽히고설켜있다.
사실, 선관위가 자발적으로 또 전향적인 자세로 의혹해소에 임해야 한다. 탄핵 판결 이후에 아마도 머지않아 전 국민들이 온갖 의혹들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실을 가리기 위해 온갖 방해를 한 이들은 엄청난 지탄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이미 이러한 전조를 느낀 분들도 있을 것이다. 흑과 백은 곧 명명백백 가려질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요즘따라 스스로 반성하고 또 참회하는 시간이 부쩍 더 늘어났다. 부정선거든 정치적 배경이든 현안과 관련된 어떠한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러 깊이 들어가다 보면, 결국 나의 과거와 마주친다. 부끄러움과 반성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이해하고 감응하는 것은, 내가 쌓아온 오온의 역사 그 어딘가에 공명하는 지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뭔가 추론하고 추적할 수 있는 것은 다 비슷한 경험이 있어 그런 것이 아니겠나. 내 어두운 허물들이 하늘을 뒤덮는 기분이다.
옴살바 못다 모지 사바하.
옴살바 못다 모지 사바하.
옴살바 못다 모지 사바하.
-참회진언-
내가 아닌 타인이나 바깥의 문제를 들추어내는데 오랜 시간을 보내면 정신이 피폐해진다. 게다가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면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마저 망가지는 줄 모른다. 아마 비슷한 이유로 많은 국민들이 극도의 스트레스에 쌓여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 분노와 절망이 뒤엉켜 있는 글을 잠시 내리고 그간 나름 조사한 것에 대해 차분히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맞다. 지친 것이다. 마른 수건 쥐어짜듯 오갈 데 없는 황폐한 마음을 추슬러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할 준비를 할 여력정도는 남겨야 한다는 자동반사적 자기 방어시스템이 가동된 것이다. 연구하듯이 한 가지 문제에 너무 몰입하는 동시에 안 하던 감정소모까지 더해지니까 심신을 지탱하는 에너지가 빨리 소진되어버렸다. 새삼, 세상의 어두움과 아픔을 걷어내는 일을 업으로 삼은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함이 느껴진다.
내 마음이야 어찌 됐건, 헌재 판결을 코 앞에 둔 현시점, 양극단의 대립이 극에 치달아가고 있다. 이제 진짜 내란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으리만치 극도로 팽팽한 긴장상태에 놓였다. 사실, 엄청난 분노의 화살들이 그대로 사람 그 자체에 꽂히는데 일조를 할 것 같아 글을 내린 이유도 있다.
일단, 어두움만 걷어내 보자.
이 부조리하고 의혹이 넘치는 현실이 가진 문제 그 자체만 찾아내어 해결하고 해소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어쩌면 지극히 진리가 가장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 그저, 적절한 시기에 요긴하게 쓰이길 바라며 하나씩 정리 중이다. 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기만을 기도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라는 성경의 말씀을 실천할 때가 온 것이다. 우리는 시험에 들었다.
한 가지 사실에는 적어도 여섯 가지의 모습이 있다고 한다. 범부로서 이 모든 이면들을 온전하게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그저, 끊임없는 생멸 하며 밀려오는 거대한 생각의 파도들끼리 부딪히며 퍼부어대는 비말 사이로 순간 노출 되는 지평선 한번 보겠다고 애를 쓰거나, 혹은 이리저리 쏜살같이 달려가며 어지러이 중첩되어 쌓여 가는 먹구름들이 순간적으로 만들어내는 빈틈 사이로 삐쳐 나오는 한 줄기 빛을 수정체에 얼른 담아보려는 것과 같은 간절함으로 들여다볼 뿐이다. 앞으로 얼마나 진실이 어디까지 드러날지는 모른다. 미지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양극화가 극으로 치닫고 있는 현재의 대한민국의 대다수 국민들은 나처럼 깊고 짙은 스트레스로 괴로워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 어느 쪽을 지지하거나 응원하더라도 항상 걱정되고 불안정될 뿐일 것인데, 뭔가 하나씩 드러나고 이해해 갈수록 감당하기 힘든 감정에 휩싸이기 때문이리라. 이제는 이러한 상처를 아물게하는 치유의 방법도 함께 고민해야 할때다.
새벽은 짙은 어둠의 끝에 있다.
이 또한 지나가고 있다.
초조한 거대야당대표의 모습으로부터 "추락하는 모든 것은 날개를 가지고 있다"라는 그 유명한 구절이 떠오른다. 권력의 카르텔이라는 날개를 달고 저 위에서 내려다보던 그들이 추락하는 지점은 스스로 헤어 나오기 힘든 불구덩이겠지만, 결국 내가 그리고 우리의 무관심과 무지함이 그들의 날개를 하나씩 심어준 것이다.
그리고, 저 구절은 시인 잉게보르크 바하만의 유명한 시에서 유래했다.
"유희는 끝났다"(Das Spiel ist aus)
[골든라이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