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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큐레이터를 꿈꾼 이유

by 일용직 큐레이터

어릴 때부터 역사를 좋아했다.

<만화 한국사>로 시작해

각종 역사 서적을 읽었다.


막연히 역사학자를 꿈꾸었지만,

역사학자는 직업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우연히 읽은 책을 통해 큐레이터를 알게 됐다.

<유물은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라는 책 속에는

많은 큐레이터, 학예사가 등장한다.


꼭 큐레이터 되고 말리라


고등학교 때 원하는 직업을 찾았다.

장래희망을 큐레이터라고 적기 시작했다.


큐레이터(curator)학예사(學藝士)로도 불린다.

주로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 등에서 전시 관련 업무를 맡는다.


전시를 기획하고

작품을 설치하고

도록을 발간하고

관람객에게 설명한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일하는 큐레이터도 있다.

시청, 군청, 도청에 소속되어 지역의 문화재, 작품 등을 관리한다.


국가기관에 속한 큐레이터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가유산청(문화재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등에서 일한다.


이 사실을 알고 큰 희망에 부풀었다.

직접 문화재발굴전시하는 큐레이터가 되고 싶었다.


영화 속 큐레이터는 멋들어진 정장을 입는다.

전문적인 도슨트(전시해설)로 관람객을 사로잡는다.


무슨 일 하세요?
큐레이터입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올랐다.


공부는 못했지만 꼭 되고 싶었다.

지방에 있는 학교에 입학했다.


입학 후 바로 학교 연구소를 찾았다.

매 주말과 공휴일에 문화재 발굴현장에서 일했다.


학기 중에는 무임금으로 일했다.

대신 밥과 술을 공짜로 얻어먹었다.


방학에는 용돈 명목으로 적은 돈을 받았다.

경험을 쌓은 후 외부기관에서 알바를 했다.

이때는 최저임금을 받았다.


대학교 4년간 전국을 누비며 문화재를 발굴했다.

학부 경력은 인정받지 못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열정이 넘쳐 돈을 못 받아도, 경력인정을 안 해줘도 괜찮았다.


난 꼭 큐레이터가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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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토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