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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기 Dec 23. 2024

지게

농사꾼에겐 꼭 필요한 도구가  몇 가지 있다

봄에  콩. 팓 심고 여름에 김매기(풀 뽑는 일)할 때까지 쓰고

헛간에서 잠자는 호미가 있고 호박 구덩이 깊게 팔 때 가끔 쓰는 자루긴 괭이가 있고 논둑 손질할 때 없으면 안 되는 삽도 쓰는 날이 많지 않다.


 지게는 하루라도 없으면 농사일을 할 수 없는 제일 소중한 도구였다.


봄부터  가을까지 매일 한 짐씩

쇠꼴(소가 먹는 풀) 베어 오고 추수할 때는 밭에서 콩. 팥 저 오고 논에 있는 볏단 도 지게로 저 날라야  벼타작을 할 수 있었다. 겨울철 산에 올라가 땔나무를 해도 지게가 없으면 집으로 가져올 수가 없었다.


지게질 처음 배울 때 볏단 반짐을 지고 일어나려다

고꾸라지기를 수십번을 하고나서야 한짐을 지고

제대로 일어날수 있었고 산에서 나뭇짐 지고 내려오다 나무등걸(나무자른 믿둥치)에 걸려넘어저 지게 몃개를 부러뜨린지도  모른다.


1987년  기르던 소를 다 팔고 기름보일러로 난방을 하는 새집을 지을때까지 22년 동안

농부의 등짝엔 지게가 떠날 날이 없었고 어깨 쭉지엔 지게멜빵 자국이 문신처럼 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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