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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거작가 Feb 02. 2024

류현진은 수비 믿고 던지지 않는다

공동책임은 무책임

(사진=AP연합뉴스)

야구 보는 걸 좋아합니다.

가끔 하는 콘솔 게임도 야구 게임만 합니다.


모든 야구 뉴스와 선수 동향을 꿰고 있진 않지만, 그래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우리나라 선수들의 이름과 경기 기록 정도는 압니다.


그중 좌완 투수로서 메이저리그에서 10년 넘게 활약 중인 류현진 선수가 최근 이런 인터뷰를 했습니다.

가끔 투수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수비 믿고 맘 편히 던지라고 하지만, 투수인 자신이 타자와의 승부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투구를 한다고요.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중요 포지션인 투수로서의 자신감과 책임감 정도로 이해했지만, 최근 조직 내 해프닝을 겪으면서 그 말이 내포하고 있는 더 크고 중요한 의미를 알게 됐습니다.


수비를 믿고 던진다는 말은 타격의 결과가 안타(홈런)나 아웃이 될지 모르지만, 최악의 경우엔 홈런 그것도 한방에 넉점까지 내줄 수 있는 만루홈런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투수가 혼자 삼진(스트라이크 아웃)을 잡는다면 일말의 안타 가능성조차 사라지는 것입니다.


업무를 할 때도 마찬가집니다.

요즘 조직 내 협업이 대세지만, 그 협업은 링겔만 효과와 같은 집단의 그늘에 숨어서 개인이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이에 따라 성과가 오히려 줄어드는 함정이 있게 마련입니다.


혹은 공동책임은 무책임이라는 말처럼

'내가 안 해도 누군가 하겠지', 혹은 '어떻게든 되겠지'와 같은 업무의 책임 소재가 불분명 해지고 추진의 주체가 모호해 질 수 있습니다.


류현진 선수의 마음가짐처럼 이 경기는 수비를 믿지 않고 내가 책임지고 끝낸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어떨까요?


물론 그런 마음으로 전력투구를 해도 안타, 홈런도 나오고 동료 수비의 실수로 바가지 안타를 맞기도 하고 최악엔 패전의 멍에를 뒤집어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경기를 내가 책임진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투수를 그 누구도 협업할 줄 모르고 팀워크를 저해하는 선수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마음가짐을 모든 구성원들이 가질 때, 각 개인의 역량은 최대치로 발휘될 것이고, 그런 마음가짐을 통해서 서로 간의 신뢰와 팀워크는 더 높아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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