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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거작가 Oct 25. 2023

어려운 대상이 있어야 합니다

조직 내 오만이 부르는 참사

가정, 사회에서 매너 없거나 속된 말로 버르장머리 없는 애, 어른을 보면 어려운 사람이 없어서 그렇단 말을 하곤 합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에 대한 경외감과 존중의 정도는 입사 면접과 합격 후 입사일에 최고치를 찍고 입사 후엔 빛의 속도로 그 정도가 급격하게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어느 회사의 해외법인에 국내 본사에서 파견한 주재원들이 있었습니다.

해외법인이 워낙 부실하여 현지 채용과 내부양성은 고사하고 손쉽게 국내 본사에 주재원 파견으로 인력 소요를 채우며 버티고 있었고 그러다 보니 주재원의 숫자가 필요 이상으로 많았습니다.

더 나아가 해외 법인의 리더들은 툭하면 주재원들이 없으면 법인이 안 돌아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회사의 부실함과 자신에 대한 필요를 누구보다 그 당사자인 주재원들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 자신의 존재에 자부심과 사명감을 느껴서 회사에 기여하는 선순환이 되었다면 조직 성공사례의 한페이지를 장식했을겁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그들에게 조직 내에서 어려운 사람이 없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회사가 우숩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지요.


그 정도가 심해져서 주재원들은 자신이 거기에서 근무하는 이유와 근무하게 명령한 회사의 존재를 잊게 되었습니다.

즉, 회사의 필요와 명령에 따라서 파견되었고, 같은 불필요와 명령에 따라서 귀임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선'을 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일보다 자신이 해외 근무지에서 얻을 수 있는 개인적 이익(특히 자녀 교육, 영주권 취득 등)에 더 신경을 쓰게 됩니다.

종국엔 일하기 위해서 간 해외 생활이 아니고 해외 생활의 이익을 사유화 하기 위해서 일을 부업처럼 하게 됩니다.

일이 제대로 될 리가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조직이 잘 굴러갈 수 없습니다.


조직엔 어려운 대상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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