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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거작가 Dec 28. 2023

변화를 막는 장애물은 무엇인가?

악습의 시작은 미미하나, 그 끝은 쓸데없이 창대하다

역사와 전통이 있다는 수식어가 붙는 경우는 대부분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해서 쓰입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물건, 조직, 건축물 등은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의미와 대상에게도 역사와 전통의 수식어가 썩 어울리진 않지만 쓰일 수 있습니다.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개인의 몸이나 조직에 배어들려면 긴 시간과 반복이 필요한 건 마찬가지니까요.


연말에는 승진과 조직개편처럼 내년을 위한 플러스의 긍정적인 변화도 있지만, 퇴직처럼 마이너스의 변화도 있습니다.

퇴직에는 입사와는 비교할 수 없게 조직과 개인측면에서 많은 이유가 있게 마련이고요.

그리고 손실회피, 안정 지향적인 인간의 본성으로 현재 조직과 사람, 직무, 처우등에 정말 불만이 없는데 떠나는 경우는 드뭅니다.


즉, 한 사람의 퇴직은 퇴직자의 빈자리만큼 그 조직의 문제를 드러내는 계기가 되곤 합니다.

마치 갯벌이나 계곡에서 큰 돌을 들어 올렸을 때 겉으로 보기엔 보이지 않던 바위 밑 세상이 보이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많은 조직 구성원들은 상위 리더급들의 퇴직이 발생하면 조직이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고 혹시나 그간의 누적된 폐해와 모순들이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위에 말한 것처럼 조직 내 부정적인 관행과 관계들도 나름 뿌리 깊은 역사와 전통이 있어서 쉽게 변화되질 않습니다.

마치 고구마나 감자 같은 밭작물들을 캐면 흙위로는 각각의 감자, 고구마 열매로 보이지만 흙밑에 줄줄이 연결되어 캐기 어려운 것처럼요

그 역사와 전통에는 사람들의 이해관계라는 단단한 보호막이 한층 견고함을 더하게 됩니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부정적 조직문화, 비효율적인 프로세스와 기준, 리더십등은 역시 역사와 전통이 있는 많은 긍정적 제도나 문화처럼 잘 변하질 않습니다.


이런 부정적인 역사와 전통을 예방하기 위해서, 조직과 리더는 항상 예민하게 깨어 있어야 하고, 변화와 혁신의 실행이 잘 지속되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조율해야 합니다.


두 개의 우상향 그래프가 처음 시작점에선 아주 미세한 각도차이를 보여도 우상향 할수록 두 그래프의 간극이 멀어지는 것처럼, 정상과 비정상의 시작은 매우 미미하여 지나치기 쉽지만 그 간과와 타협의 결과는 끝내 역사와 전통이 있는 악습으로 영영 조직을 떠나지 않고 멍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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