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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거작가 Jan 07. 2024

시간을 많이 주면 일을 잘할까?

미리 보기와 찍먹을 통한 진퇴 결정

직장 생활이 20년을 넘어가면서 나 혼자의 성과보다는 다른 사람의 성과를 합해야 만 밥값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됐다.

굳이 여기서 각 조직별 인력의 역량, 마인드셋, 일에 대한 태도의 수준 차이는 입 아프게 강조하고 싶지 않다.


그런 개인의 차이를 지표적으로 대표하는 것이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시간이 아닐까?

편의상 업무 성과의 양과 질은 유사하다고 가정하고...


즉, 아무래도 역량, 의지 등이 부족한 사람은 같은 결과를 내도 더 나은 사람들 보다 시간이 더 걸리지 않을까 하는 가정이다.


그래서, 이미 역량과 의지, 태도 검증이 끝난 직원과 일을 하면서는 내 기준으로는 일을 하는지 마는지 정도의 느린 진행과 그들이 원하는 수준 이상의 시간을 충분히 부여하며 일을 진행했다.


그 결과는, 시간을 많이 줄 때나 적정 수준을 줄 때나 결과물의 차이는 별로 없다.

사무직 업무의 특성상 과정 체크와 매일매일의 진척도 관리는 사실 쉽지 않다.

중간 지점에서 진척률 확인 정도가 최선일 텐데, 결국 필요 이상으로 많이 준 시간은 그냥 여유시간으로 빠져나갔다고 보는 게 맞다.


리더입장에서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한 노력은 시간이 있다고 더 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의지가 있다면 없는 시간이라도 쪼개서 하게 되는 것이다.


오히려 과도하게 주어진 시간은 집중력의 밀도만 떨어트리게 될 뿐이다.


그나마 과도하게 주어진 시간을 일말의 양심이 있는 구성원은 업무의 본질과 무관한 일에 투여한다.

가령, 발표 ppt 만들기와 같은 포장에 집중한다.

ppt 한 장에 들어가는 정보와 주장의 양은 같은 글자크기와 줄간격의 워드문서와 비교할 때 절반 이하인 반면에 투여되는 시간은 몇 배에 달한다.(ppt의 용도가 보여주기니 당연한 귀결이다.)


그러므로, 구성원이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없다면 무작정 시간을 많이 주면서 셀프 희망고문을 하는 것보단, 


'미리 보기'와 '찍먹'을 통해서 빠른 進退(진퇴)를 결정하는 게 더 현명한 방법이다.


즉, 빨리 판단해서 아니다 싶으면 빨리 포기하거나 방법을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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