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은 가까워 질 수록 길이 좁아졌다. 그 길의 끝, 그녀가 있는 곳에 도착하면 길은 더이상 이어지지 않았고, 길은 좁아질대로 좁아졌고 끝내 더 나아가지 못하고 멈춰섰다.
그 길은 몇년을 수십, 수백번 오갔어도 익숙해지거나 편해지지 않았지만, 깨달음을 위해 자진하여 고행의 길을 떠나는 수도자들의 길처럼 직전의 피곤함을 잊고 또가고 또 갔었다.
마치 얼른얼른 발바닥에 굳은살이 박혀서 아무런 아픔도 느껴지지 않길 바라는 수도자의 미련함처럼
그 길을 되집어 돌아올 때는 그와 그녀의 마지막 눈길처럼 짙은 아쉬움의 한숨과 정해진 경로에서 벗어났다 다시 제길을 찾은 여행자의 마음같은 안도감이 교차하곤 했다.
그 길의 끝엔 항상 그와 그녀가 있었다.
지금은 그, 그녀 그리고 나의 순서로 그곳을 떠났다.
이젠 제일 멀어졌으니 가까워질 일만 남았다.
그렇게 정이 들지 않던 그길이 이젠 없다.
지도상 길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내 마음속에는 더이상 찾아갈 길이 없다.
그래도 그 길이 있었을 때가 지금보다 훨씬 나았다, 갈곳이 있었고 잠시나마 쉴 수 있었다.
그때 그 길엔 그와 그녀가 덩그러니 있었다.
그러다 그가 먼저 떠나고 그녀만 있었고, 그녀도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그를 따라 떠났고, 그리고 마지막엔 둘 다 없었다.
처음엔 그곳으로 그가 돌아가지 못했고, 그 다음엔 그녀가 그리고 마지막엔 내가 돌아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