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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독거작가 Oct 25. 2022

기분이 팩트를 덮으면 안 된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JTBC 뉴스의 간판 코너 중 하나가 '팩트체크'다. 최근 손석희 씨가 쓴 책을 보니 팩트체크는 다른 나라 뉴스에도 등장하는 뉴스계에서는 많이 알려진 히트상품이었다. 팩트체크는 뉴스나 혹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 이슈의 사실 관계와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것으로, 객관성 확보라는 언론의 기능과 가끔은 시청자 입장에서 궁금했던 부분을 해소하는 긍정적 역할이 있다. 역으로 그만큼 팩트는 중요하지만 사람들이 무심코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


 조직 내에서는 여러 사람 간의 관계가 존재하고, 관계 내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한 나름의 이미지와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물론 나름의 근거와 자신의 확신에 기반하지만, 매번 팩트와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고, 종종 의도적인 경우도 있다.


 같은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좋은 감정과 이미지를 가지면 좋겠지만, 현실은 오히려 가족이 더 어렵고 갈등이 많으며 갈등 해결도 쉽지 않은 것처럼, 같은 조직 내 사람들도 오히려 자주 보고 소통하며 精(정)도 쌓이지만 부정적인 기억과 감정도 쌓이게 마련이다. 거기에 같은 조직 내 있으면서 생긴 상하관계도 갈등 해결과 소통에 장애가 된다.


 우리 부서 부장님과 옆에 부서 부장님 하고 대화할 때 느끼는 부담과 감정의 차이를 떠올려 보라.


 

  팩트는 팩트다


 문제는 이 느낌과 기분이 엄연히 존재하는 팩트를 왜곡시키고 덮어버리는 경우다.


 회의자료를 취합 작성하는 실무자가 있었다. 회의자료는 양식이나 포맷이 대부분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아이템 선정, 배열, 표현 등 작성자의 주관성 개입의 여지가 많다. 다행히 작성자와 검토하는 임원의 취향이 비슷하면 다행인데, 개인 취향의 영역은 우연히 비슷할 가능성이 매우 낮고, 대부분의 임원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보고와 문서 스타일을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즉, 담당자가 눈치 빠르게 이런 검토자의 취향을 파악, 반영하지 않으면 매번 험난한 회의 자료 작성과 검토의 시간이 되는 것이다.


 마침 이 작성자는 다른 영역에서 임원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전문성과 투명성에 의심을 사고 있었다. 하지만 작성자는 매우 눈치가 빠르고 조직 내 생존 의지가 강해서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있었고, 임원의 피드백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반영하려 노력했으며, 그 노력이 최종 결과물에도 많이 반영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임원이 자신의 기분과 선입견에 막혀 이러한 개선 사항에 대한 팩트체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찌 될까?



 팩트체크는 변화관리의 도구


 임원도 인간이기에 항상 완전한 사실 인지와 해석을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드러난 팩트에 대한 인정은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해줘야 한다. 잘못한 사실에 대한 팩트 체크는 칼같이 하면서, 잘한 사실에 대한 팩트 체크는 두리뭉실하게 넘어가는 것은 인정과 동기부여 차원에서도 최악의 선택이다.


 또한 변화관리 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상사와 부하 간의 조화는 일순간에 턴키방식처럼 한꺼번에 이뤄질 수 없다. 마치 레고 블록을 맞추듯 하나하나 맞춰가는 것이고, 블록을 맞출 때 모양이 안 맞는 블록이면 다른 블록을 찾아 맞추는 것처럼, 상사와 부하 간의 조화도 최적의 답을 찾아 맞춰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도 이런 작은 팩트 체크와 인정은 중요하다.

 

 뉴스에서 팩트체크가 해석과 가치 판단의 기본이 되는 것처럼 임원의 팩트 체크도 정확한 평가와 피드백이 기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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