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고기를 '안'먹습니다.

우리의 식탁이 왜 알록달록한 자연색으로 변한 이유

by 진이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하였다. 무슨 이유인지 그 당시에는 흘려들었다. 하지만 데이트를 할 때마다 고기가 정말 조금만 들어있어도 그 음식이 담긴 그릇을 밀어내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항상 데이트를 할 때 같이 먹을 수 식당을 찾는 게 매번 숙제처럼 느껴졌다.


한국에서 비건 또는 채식이 유행하지만 곳곳에 많은 비건 식당들이 있는 서울에 비해 지방에서는 사실 그런 식당이 샐러드 가게를 제외하고는 다섯 손가락에 꼽힐정도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밖에서 먹고 싶은데 매번 그런 곳을 찾기가 힘들다 보니 남편이 까다로운 입맛을 가졌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남편과 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의 식탁은 알록달록한 자연색이 많은 식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어느새 채식과 비건식에 대한 책이 가득한 책장을 가지게 되었다.


요즘에는 식문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는 '저는 페스카테리안입니다' 또는 '채식지향주의자입니다'라고 말을 하면 배려하시는 분도 사실 눈에 띄게 많아졌다. 문제는 가족을 만날 때 그리고 나를 오래 알아왔던 사람들과 밥을 먹을 때다. 고기를 안 먹는다고 하면 그들의 미간이 찌푸려지면서 식습관에 대한 그들만의 편견과 인식에 나를 가두려고 한다. 정말 가끔 강제로 고기를 먹게 강요당할 때는 불필요한 실랑이까지 벌여야 할 때가 있다.


타인의 식습관에 대해서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어떨까. 더 많은 사람들이 용기를 가지고 다양한 식습관을 시도해 보고 지향하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많은 식당들이 채식 또는 비건식 메뉴를 제공한다면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한 식습관이 알게 되고 개인의 식습관을 존중하는 문화를 갖출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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