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보내온 사랑이 도착했습니다.'
'쿵! 딩-동 딩-동'
아침을 먹다 말고 부스스한 머리 그리고 아직 입고 있는 잠옷 바람으로 문을 열고 고개를 빼꼬미 내밀었다. 커다란 상자 두 박스가 현관 앞에 놓아져 있었다. 상자를 들어서 옮기려 하니 소원바위 마냥 꿈쩍을 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발을 이용해서 상자를 있는 힘껏 밀어서 겨우 겨우 신발장까지 옮겼다.
남편이 오면 안으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다시 식탁에 돌아와서 아침밥을 먹고 있었다.
그릇과 수저가 부딪히는 소리만 나다가 갑자기 옆에서 진동이 울렸다.
"엄마?"
"택배 받았나? 그 블루베리 하고 그거는 냉장고에 느야 된데"
어깨와 볼사이에 핸드폰을 끼여놓고는 가위를 들고 신발장으로 갔다. 가위를 테이프 공간에 비벼 넣어서 테이프를 잘라내곤 박스를 열어보았다. 오이 한 묶음, 감자 한 보따리, 블루베리 세 박스, 참치 네 캔, 청양고추 한 봉지, 오이고추 한 봉지로 꽉 차있는 상자 사이에 얼린 물병이 여기저기 꽂혀있었다. 상자에서 하나씩 꺼낼 때마다 코끝이 아려왔다. 더운 밭에 나가서 따온 채소들을 하나하나 깨끗이 씻은 다음 봉지에 예쁘게 담아 상자에 넣는 아빠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엄마? 오이 없다고 하지 않았어?"
"응? 아빠가 몇 개 있는 거 챙겨가꼬, 고단세 너어낫는 갑 보다."
"아, 진짜?..."
엄마와 통화를 끊자마자 아빠한데 전화했다.
"아빠? 택배 왔어~"
"어. 갔나? 그 쌀 하고는 잘 묶어가꼬 나두고... 블루베리는 개안나?"
"응. 괜찮아. 아빠 고마워."
"그래. 맛있게 먹어."
경상도 남자인 우리 아빠는 항상 말수가 적다. 하지만 아빠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랑을 표현하신다. 아빠가 보낸 음식들로 냉장고를 채우니 이상하게도 차가워야 하는 냉장고가 따듯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