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잠시만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나조 Dec 29. 2022

이방인

잠시(詩)만요

내게도 분명 있었던 십 대와 이십 대

아니, 있었던 것 같기도

서른을 훌쩍 넘긴 요즘, 예전이 있었나 싶기도


사진 속엔 추억 속엔 분명 있는데

실제 있었던 것이 아닌

실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만 같은


이러니 현재의 내가 이방인처럼 느껴지기도

이 세계로부터의 이방인, 내 주변으로부터의 이방인

주변이라고 부를 것도 별로 없다만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한다는 실존주의

읽다 보면 만나게 된다는 실존주의

그러나 읽고 크게 느껴진 허무주의


다른 이의 손에 달린 삶과 죽음 앞에서의 관망

관망 혹은 방관 어쩌면 관찰 중인지 모를 그

'허무'가 떠오른 건 나의 요즘이 그러한 걸지도


희미해진 인생의 목표

알 수 없는 세상과 인간 행동의 의미

잃어버린 방향에 멈추어


그저 '허'하고 짧게 웃어버리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무(無)'


어찌할 수 없음에 관망

하릴없이 스러져 방관

우두커니 앉아 관찰


그래도

갈림길 마주할 때면 관망하진 않으리




                              - 2019년을 떠나보내던 그때의 단상


매거진의 이전글 시시한 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