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4]나는 왜 공직에 들어왔을까...?

조금 지나서 쓰는 교행 일기

by 옹기종기

(PART 3에서 이어집니다!)


...그렇게 2016년 초입에 목표했던 국가직, 지방직, 서울시 3개의 시험을 모두 낙방하고 내겐 갑자기 다음 국가직 시험까지 10개월의 시간이 생겨버렸다. 그때의 나는 4개월 간의 짧은 수험 기간이었지만 뭔가 지치기도 했고, 그때까지도 정신을 못차려 고작 9급 시험에 또 10개월의 시간을 오롯이 투자하는게 아깝다라는 바보 천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시험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가 공부를 시작하면, 10개월 간 이어질 장기레이스를 도저히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한달을 쉬기로 했다. 잠깐의 휴식을 가지면서 그동안 불어났던 몸무게도 좀 줄이고, 공부 방향이나 직렬 선택 등에 대해 찬찬히 고민해보기로 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서관으로 달려가 인강 하나라도 더 봤어야 했는데... 지나고 보면 참 아쉬운 시간이다.


그렇게 티비 보고, 유튜브 보고, 게임 하고 무의미하게 쉬고 있던 어느날. 우연히 고등학교 때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야 너 고3 때 oo이 기억하지? 걔 작년에 oo영화제에서 상받았더라."


친구가 보내준 링크를 타고 들어가 영상을 보니, 고3 때 나와 같은 반이었던 그 친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권위있는 영화제 시상식에서 '신인oo상'을 수상하고, 자신의 소신과 기쁨이 적절히 섞인 수상소감을 기라성 같은 배우와 감독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약 1분 간의 짧은 영상 속에 담긴 친구의 모습은 내가 잠시 잊고 지냈던, 청소년기의 내가 그토록 바라고 꿈꾸던 이십대의 내 모습이었다. 남의 시선에 상관치 않고 모두가 안된다고 해도 내가 원하는 걸 끝까지 밀고 나가 그 결실을 이뤄낸 당당한 젊은이의 모습.


비록 꿈의 목표는 조금 달랐겠지만, 고등학교 땐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던 두 명의 십대 중 한 명은 지금 집에 누워 시간을 축내며 유튜브나 보고 있었고, 또 다른 한 명은 치열하게 보낸 젊음의 시간들에 대한 결실을 마음껏 누리고 있었다.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살면서 처음으로 왼쪽 가슴 깊은 곳에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밀어 닥쳤다. 정말이지 숨조차 쉴 수 없었다.


(PART 5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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