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이 내 맘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그린 그림대로 일이 벌어지고 내게는 최소한의 고통만이 따른다면 인생은 아주 살만할 거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피치 못할 환경 혹은 상황을 마주하면 이를 감내하며 살아야 한다.
환경 혹은 상황은 개인의 역량과 상관없이 주어져있거나 주어지기 때문에 돌파해 내기란 참 쉽지 않다. 가령 태어났는데 빚더미의 집이라던지 취직을 했는데 경직된 조직문화라던지 이건 해결할 수도 있지만 쉽지 않다. 그 안에서 개인은 적응하며 살아야 하기 때문에 "괜찮아"라는 말을 되뇌며 살아간다. 희망이라는 희미한 빛이 있다고 믿으며.
당연하게도 나 역시 그렇게 사는 사람이다.
개인의 역량으로 이겨낼 수 없는 환경 혹은 상황에서는 나를 다독일 수밖에 없는 사람.
그러다 보니까 한 가지 문제를 발견했다. 내 감정의 혼란이 온 것이다.
진짜 괜찮은 건지 아니면 괜찮다고 믿고 있는 건지.
어느 순간부터 감정조절이 쉽지 않아 지고 별거 아닌 것에도 불만이 생기게 되고...
이건 내가 봐도 내 모습이 아니었다. 괜찮다고 다독여봐도 그대로 아니 더 심해졌다.
괜찮다는 자기 최면은 한계가 있었다. 괜찮다고 믿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병원에 가보니까 우울지수와 불안지수 모두 매우 높음이라고 한다.
아 그렇구나
최면의 "괜찮아"는 말 그대로 최면이었구나.
섣부른 일반화일 수 있지만 생각한 대로 될 수 있는 것이 인생이라는 말은 압도적인 환경 혹은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나 보다. 결과적으로 최면의 '괜찮아'는 결국 '최악의' 괜찮아가 되었다. 최면과 함께 나를 조금 더 다듬고 챙겼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