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편에도 얘기한 적이 있지만 <경청>을 잘하는 편이라고 생각한 나는 고민상담을 꽤나 자주 했었다.
누군가의 고민을 내게 털어놓고 같이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나에 대한 평가 결과라는 생각이 들어서 뿌듯했다.
하루는 친구가 고민을 털어놨다. "헤어진 여자 친구가 너무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거였다.
전후 사정을 듣고는 내 나름 생각 끝에 이대로 끝내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여러 이유를 들어서 내 생각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친구는 이에 동조했다.
그리고 시간이 몇 주가 흘렀다. 결국 다시 연락해서 마지막 대화를 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다.
물론 알고 있다. 특히 연애상담은 당사자가 맘대로 하는 것을.
그래서 그냥 잘 풀리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마무리 지었다.
며칠의 시간이 지났다. 그 친구는 또 차이면서 아예 관계가 마무리됐다는 거다.
다른 친구들과 함께 위로해 주기로 하며 만났다.
가게에 들어가서 앉은 후부터 그는 헤어짐의 슬픔을 말하는 건 물론 처음 내게 털어놨던 고민인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를 다시 꺼내는 거다.
안 그래도 이대로 헤어지는 게 낫다는 생각을 했는데 더 어려워진 상황인 지금에서도 저 얘기를 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네가 말한 대로 해도 될 거 같다. 괜찮다.
아예 들은 척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굳이 진심을 담아 들어주고 말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확신을 위해서 말한 거지 의견을 구한 게 아니니까 그냥 "괜찮다"라고 말해주며 나를 위해 이 상황을 빨리 넘기는 게 좋을 거 같았기 때문이다.
내 정신 건강을 위해 남에게 말하는 위로의 말은 또 다른 배울 점을 선사해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