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한 "괜찮아"를 말하다

by 추억과기억

가장 멀리 있는 것 같으면서도 가장 밀접해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정치다.

정치인이라는 직업은 항상 욕을 먹는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동의하는 바이다. 정치라는 건 이익을 조율하는 수단이고 조율한다는 건 모든 사람들에게 득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치인의 선택으로 잃는 게 생기면 욕하게 되고 얻는 게 생기면 칭찬 혹은 침묵하게 되는 거 같다.


하지만 정치에 있어서 선이라는 건 분명히 존재한다. 모든 분야에서 선이 존재하니까 당연히 정치에서도 선은 존재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정치에서의 선은 평화와 안전이다. 즉, 진짜 피를 흘리게 하는 선택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거다.


얼마 전 말도 안 되는 일이 평일 밤중에 벌어졌다.


비상 계엄령


교과서와 작품 상에서만 보던 단어가 민주화와 산업화가 발달된 2024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졌다.

당연히 그런 걸 선포할 수도 있지만 의문이 든다.


군이 권력을 잡아야 할 만큼 평화가 위태로웠던 상황인가?

소요사태가 일어났다는 생각을 할 만큼 평화가 위태로웠던 상황인가?


글에 적혀있다고 해서 모든 걸 다해도 된다는 게 아닌 건 누구라도 아는 것이라 생각했다.

굉장히 내가 교만했고 호의적으로 생각했음을 알게 됐다.

언젠가 누가 권력을 잡더라도 다시 군부독재시절처럼 진짜 총구를 국민들을 향해 돌리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진짜 그런 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괜찮다고 생각했다.


...

교만한 '괜찮다'였다.

진짜 피를 흘리고 다치고 죽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해프닝으로만 생각하는 게 현실이라는 걸 알았다.

그럴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현실로 마주하니까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내가 그런 일은 괜찮다고 생각한 건 교만함의 표현이었다는 걸 반성한다.


불확실한 나라에 누가 믿음을 가지고 경제, 외교, 문화, 관광 등의 활동을 할 것인가

불확실한 나라에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왜 그런 불안함으로 살아야 하는가

불확실한 나라에 정파적인 생각으로 내란범죄자들을 지키고 동조하는 걸 실질적으로 바꿀 수 없는가


비참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거라도 하며 행동해야겠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