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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고운 Nov 10. 2021

조셉 필라테스의 '필라테스 바이블'


오늘은 조셉 필라테스의 '필라테스 바이블'이라는 책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평소라면 이런 책은 별로 관심이 없었을 겁니다. 저는 필라테스보다는 요가를 선호하고, 필라테스가 그 창시자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건 알고 있지만 굳이 그 사람에 대해 더 파악해보 겠다는 마음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체력 향상 및 건강 도모의 필요성을 느끼고 필라테스를 등록하였는데, 그 센터에 이 책이 비치가 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 집중해서 읽어보고 싶기는 한데, 필라테스 센터에 가서는 운동을 하느라 책을 읽을 시간 같은 건 없으니 그냥 사서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조셉 필라테스가 직접 지은 단 하나의 책이라고 하니 사서 읽어볼 가치는 있어보였습니다.


말 그대로 이 책은 필라테스 박사가 쓴 두 권의 책을 하나로 묶어서 출판한 책입니다. 1934년에 지은 '당신의 건강'과 1945년에 지은 '컨트롤로지를 통한 삶의 회복' 이렇게 두 권의 책을 합본하였습니다. 두 권을 하나로 묶었다고 해도 책들의 내용이 방대하지 않아 분량 부담이 적습니다. 게다가 조셉 필라테스는 몸을 많이 사용하고 연구하며 살았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문장의 구성이나 내용이 어려운 건 없습니다. 다만, 저자의 강한 캐릭터가 반영된 자기 주장이 강한 문장과, 거의 20세기 초중반 영어를 번역하였기 때문에 문장이 한 눈에 매끄럽게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그런 걸 감안하더라도 조셉 필라테스가 직접 시연한 자세들의 사진이 풍부하게 있기 때문에 필라테스를 본격적으로 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읽어볼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저 역시 필라테스가 요가 비슷한 것이라고만 생각하고 접했다가 이 운동이 전혀 다른 종류임을 알게 되었고, 대체 이 섬세하고도 힘든 운동을 창시한 사람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필라테스 박사가 이 운동을 창시한 이유를 단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신체적 건강함은 행복의 첫 번째 필수조건"이기 때문입니다.[Physical fitness is the first requisite of happiness.] 그는 현대인이 너무 복잡한 환경 속에서 정신없이 살면서 몸과 마음의 균형이 무너져 있다고 계속 말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아서 신체적 건강함을 회복하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합니다. 저는 다른 문장보다 이 문장에서 가장 감명을 받았는데 어쩌면 요즘 제 심리 상태를 제대로 반영했기 때문일 겁니다.


제가 체력과 건강 관리를 위해 필라테스를 시작한지 2달이 지났는데, 그 기간 동안 필라테스에 대한 제 감정은 참으로 버라이어티 합니다. 

처음 등록 시 : 요가랑 비슷하겠지.(매우 가볍게 생각. 지갑까지 가벼워짐)

한 번 수업 후 : 이건 요가라기 보다는 PT 느낌이네. 이 정도 근력 운동이라면 할 만하겠어.(이 정도면 혼자서도 하겠는데?)

두 번 수업 후 : 컥~ 온 몸이 후덜덜한데?(내 돈 주고 이렇게까지 힘들게 고생해야 하나?)

다섯 번 수업 후 : 다음 번에는 쉬고 싶다(다음 번 등록은 하지 말아야 겠어)  

여덟 번 수업 후 : 어, 좀 몸이 변한 거 같아.(배도 탄탄해지고 몸 근육 사용 법을 알게 되었어.)

열 번 수업 후 : 내 몸 사용 법에 대해 알 만 한데. 다음 번에도 등록을 할까?


무엇보다 제가 필라테스를 하면서 얻었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점은, 그동안 몸 근육을 골고루 쓰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안 것, 똑바로 서 있는 것 조차 똑바로 서 있는 게 아니었다는 것을 안 것, 호흡만 제대로 했을 뿐인데 배에 탄력이 조금은 생겼다는 것입니다. 또 자세를 취하면서 호흡을 깊이 하다보니 어느 날 친구와 등산을 갔는데 숨이 찬 상황에서도 호흡을 깊이 하며 계속 수다를 떨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 것입니다. 그 전까지는 숨이 차서 산을 오르며 대화를 한다는 것은 항상 부러워만 하던 일이었단 말이죠. 게다가 아직은 미약하지만 제 몸 근육을 스스로 어느 정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또 하나의 장점입니다. 조셉 필라테스의 이론을 인용하자면 '컨트롤로지'라고 하는데 제 필라테스 강사도 항상 강조하는 말이에요. "회원님의 몸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본인 스스로 알아챌 수 있어야 해요."


필라테스를 하면 할수록 제가 그동안 제 몸을 얼마나 안 돌봐왔는지를 느끼게 됩니다. 아직은 초짜라 제가 무어라 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이것 하나만은 말할 수 있습니다. 필라테스를 시작하고 이 운동을 통해 제대로 효과를 느끼고 싶다면 창시자가 쓴 책을 읽고 그 정신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될 거라고 말입니다. 조셉 필라테스의 '필라테스 바이블'은 필라테스를 하는 사람, 필라테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https://youtu.be/xLVJBs82fQ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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