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겁던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날씨도 많이 풀렸고 이제 저녁에는 추울 정도로 날씨가 많이 풀리긴 했다. 심지어 내가 지내고 있는 곳은 바로 산 비슷한 게 있어서 겨울엔 매우 춥고 여름엔 매우 덥다. 심지어 살고 있는 오피스텔에 창문이 나있는 곳은 해가 아침부터 뜨겁게 비추는 위치에 있는 곳이라 하루종일 한 여름에는 이 오피스텔 건물 자체가 뜨거워진다. 그래서 집 안에 있는 온도계를 보면 가장 더울 때, 에어컨을 틀고 있을 때도 28도를 가리키곤 한다. 그래서 그런지 7-8월 관리비가 20만 원이 넘었고 8월에는 28만 원 나왔다. 신림동에 살 때 원룸에서 아무리 에어컨을 하루종일 주야장천 틀어도 5만 원이 넘기지 않았는데 오피스텔은 오피스텔이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가장 큰 문제는 가을이 코앞까지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내 햇빛 알레르기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게 너무나도 큰 스트레스다. 어렸을 때는 다양한 부위에서 햇빛 알레르기가 나타나곤 했는데 이제는 양쪽 손등에 크게 나타나기 시작한다. 오른쪽 손등에는 심각할 정도로 알레르기가 생기고 있고 잠결에 나도 모르게 긁을 때도 있고 정신줄을 놓고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긁기도 한다. 그렇게 긁어대면 피가 나고 딱지가 뜯어지고 진물이 나서 고통스럽다.
이게 다 한 여름에 뙤약볕 밑에서 일했던 나날들이 모여서 되돌아오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어렸을 때는 귀와 목 뒤 등 다양한 부위에서 햇빛 알레르기가 나타났지만 이제는 이런저런 곳에 나타나지 않는 대신 손등에 몰리는데 이게 엄청난 고통을 동반하는 것 같다.
병원을 가야겠지만 병원에서 지어준 약을 매번 발라봤자 효과가 그렇게 있는 것 같지 않아서 이제는 지쳤다. 더 이상 병원을 가지 않고 그냥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는데 점점 심해지고 피딱지가 굳는 날들이 많아지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햇빛 알레르기가 왜 이렇게 심해졌을까. 그냥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화가 찾아오는 것 같다. 노화가 끝나서 언제까지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더 아파지기 전에 고통스럽지 않게 끝났으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