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건 싫건 작년 9월부터 상당 부분 열심히 달려왔다. 재미로 내 사주를 봐주던 친구는 그런 말을 했다. 본인은 최선의 노력을 한다고 했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 노력을 노력으로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내가 하는 노력은 남들에 비해 그리 많은 정성과 진심이 담겨있지 않다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난 이후부터는 내가 노력하는 게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을 정도로 미미한 걸까? 남들처럼 24시간 중에 5시간만 잠을 자고 나머지 시간은 어떠한 노력을 하고 살아야 하는 건가? 항상 깨어있고 항상 머릿속엔 일 생각만 해야 하고 쉴 시간도 없이 그렇게 노력하면서 살아야만 노력한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라고 생각도 해봤다.
그렇게 생각을 해봤지만 결국 내가 하는 노력들은 상당히 미미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사실은 아닌 것 같다. 이쪽 일을 하면서 현장에 투입되기도 하고 현장에 투입되지 않는 날이면 집에서 글을 쓰거나 자료를 정리하거나 어떠한 것들을 항상 준비하려고 하고 대책을 세워두려고 미리미리 준비하려고 했었다. 그리고 현장에 나가서도 한번 할 때 끝까지 잘 하자라는 마음과 생각으로 누구를 만나도 정성껏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려고 했고 서비스마인드를 누구보다도 더 갖추고 있는 사람의 마음에서 사람을 응대하려고 했었다.
나는 이렇게 노력하고 노력한 것이 후회 없을 정도로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방 혹은 남들이 봤을 때는 아무것도 아닌 노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싶기도 했다. 물론 열심히 사는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자면 끝도 없고 비교를 할 수 있을 정도도 아니지만 노력과 열심히 산다는 것, 그 중간에서 참 괴로운 나날들이 이어졌었다.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었겠지만 이쪽에서는 더 이상 일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기로 결심을 했고 결정을 했다. 11월 혹은 그 이후라도 퇴사를 해서 몇 개월 쉬다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이렇게 말은 했지만 흐지부지 되어 퇴사를 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꽤나 확고한 생각이 들어서 80% 이상 그렇게 될 것 같다. 물론 내 의견도 의견이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의 의견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의 말을 듣고 나는 따를 수밖에 없다.
그동안 받은 스트레스와 억울함, 숨을 쉬듯 자행하는 무례함 등등 모든 감정들을 다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퇴사하는 이유일수도 있겠다. 정말 너무 고통스러웠고 무례하게 행동하고 무시하고 넘보려는 듯한 그런 행동들과 말들이 당연해지는 이곳에서는 더 이상 일을 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퇴사하면 또 앞날이 막막해지겠지만 이렇게 하루살이처럼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것보다는 낫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