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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mpty Nov 19. 2024

삶에서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 같다

정확히 어떤 위기가 찾아올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시기가 다가오는 것 같다. 살아오면서 무수히 많은 어려움과 힘듦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나를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


일을 구하자니 실업급여를 받아야 해서 따로 구직 활동이나 일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바로 취업을 하자니 신청해 둔 실업급여가 눈앞에 아른거리기도 하고 그 실업급여를 지금 제때 지급받지 못하면 잘은 모르지만 국민연금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그건 너무나도 싫은 선택지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기에 실업급여를 받아야 하는데 그 시기동안 오롯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구직활동을 하면서 급여를 타는 게 맞는 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또 한편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최소한의 노력과 열심히 살아왔으니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게 나쁜 것 같지는 않으면서도 생각들이 복잡하다.


지금 일을 하지 않아도 실업급여가 나온다는 사실은 참 감사한 일이지만 그 돈이 몇 년 동안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 규모가 굉장히 크지도 않을뿐더러 그 복지가 중단되면 그 즉시 취업을 해야 하는 것도 상당한 리스크라고 생각이 든다.


지금 사는 집을 하루라도 빨리 다음 사람에게 넘기고 본가로 들어가는 것이 이 힘든 시기를 끊어낼 수 있는 방법일까 생각해 봤지만 본가에 들어가도 나 혼자서 집을 독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가에 살고 있는 누군가의 눈치를 보면서 살아야 하고 마음대로 원하는 대로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


편하게 살고 매달 4-50만 원씩 지출할 것이냐 불편하고 가족이란 울타리로 들어가서 정서적으로 독립되지 못한 상태로 불안하게 살면서 지출을 아낄 것이냐의 갈림길에서 고민하고 있다. 다음번에 이 내용으로 글을 쓸 생각이지만 나의 엄마는 슬슬 늙어간다는 것에 영향을 하나 둘 받고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것은 결혼 생각이 없는 나밖에 없다. 친누나는 내년에 결혼을 하기 때문에 본가를 떠나 새로운 가정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집안 사정은 사실 알 필요가 없다. 여러 가지가 얽혀있는 상황이지만 결혼식을 마치면 친누나는 가족을, 가정을 이루어서 독립적으로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의견은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남은 내가 이제는 엄마의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는 소린데 나는 아직까지도 어떠한 능력도 없고 무언가를 배워서 터득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스킬이나 능력을 가꿀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항상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어렸을 때 좋아했던 영상편집을 다시 배워보고 싶기는 하지만 누군가가 고정적으로 혹은 고정적이지 않은 일을 받아가면서 하루살이처럼 살아가는 것은 사실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요즘 드는 생각은 남들 아래에서 무언가를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다. 독립적이고 독단적으로 '나'라는 사람의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럴 수 있는 창구는 굉장한 언변 재능을 가졌다거나 콘텐츠를 독단적으로 만들고 말주변이 좋다거나 그런 재능이나 능력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그나마 좋아하는 사진 촬영에 모든 것을 걸어보려고 하고 있지만 이미 사진이라는 영역도 뛰어들기가 힘들지만 이것마저 배제해 버리면 나는 정말 할 줄 아는 것이 없다. 방구석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글만 끄적이는 수준에서 생을 마감할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든다.


요즘 남의 아래에서 노예처럼 살다가 죽어버릴 것 같다는 느낌이 너무나도 많이 든다. 할 줄 아는 것이 없어서 사회에서 부름을 받지 못하고 그렇게 쓸쓸하게 죽는 결말이랄까. 물론 누군가를 탓할 생각도 없다. 세상을, 사회를 탓하고 싶은 탓은 정말 1%도 없다. 내가 돈이 없고 배가 고프고 돈이 없어서 일상생활을 못하고 주변 사람들을 챙기지 못하게 된다면 그건 일을 하거나 능력을 배워서 돈을 벌면 되는 일이다.


하지만 나는 원초적으로 누군가의 밑에서 일을 한다는 생각 자체가 납득이 되지 않는 사람이라 그런 것뿐이지 나도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자유로이 할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물론 해보지도 않고 하는 말이지만.


자존심이 세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누군가의 밑에서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도무지 버릴 수가 없게 된 것 같다.


배를 부여잡고 배가 고프다고 꼬르륵 소리를 하루 종일 내 귀로 듣고 5,000원짜리 도시락을 사 먹는 것도 손이 부들부들 떨리면서 이걸 먹어야 할까? 이걸 먹지 않으면 이 돈으로 다른 걸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점차 생각하는 나날들이 많아지는 걸 봐서는 내가 정말 힘든 시기가 맞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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