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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바 Aug 01. 2022

수습 캐디와 같이해도 될까요?

골프에서 배우는 능력 관리 


   ‘베뉴지 CC’?


   '그래. 이번에는 여기로 결정했다.'


   “안녕하세요. 오늘 여러분과 라운딩을 함께할 필드 매니저 정 캐디입니다. 그리고 오늘 저와 함께 여러분의 라운딩을 도와줄 수습 캐디 허 신입캐디입니다. 같이 해도 괜찮겠습니까?”


   “안녕하세요. 허 신입캐디입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휴 코스로 이동하겠습니다.”


   “겨울철 부상을 예방하기 위한 몸 풀기 체조를 같이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허 신입 캐디가 갑자기 말문이 막히는지 제대로 체조 시작을 못한다.


   “허 캐디님, 긴장하지 말고 천천히 해요. 숨 한번 크게 쉬고.”


   “후~~.”


   “골프채를 앞으로 내고 지그시 눌러 주면서 허리를 펴 주세요. 양팔 높이로 채를 들고 아래 위로 돌리겠습니다.”


   한번 시작되니 체조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


  길게 숨을 들이쉬라는 정 캐디의 말처럼 긴장된 순간에는 한 숨의 여유가 필요하다.


   얼굴이 약간 상기된 듯한 초보 캐디가 잘했다고 생각하는지 정 캐디가 허 신입 캐디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준다.


   신입은 언제나 익숙하지 않다.


   “이 전무님, 다음 주 월요일에 들어오는 분석팀의 정 과장 오리엔테이션에서 교육 좀 해 주세요.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두 시간 동안 부탁드리겠습니다. ”


   “알겠습니다.”


   신입직원이 회사에 들어오면서 바로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둔다. 업무에 필요한 컴퓨터나 전화기 등을 준비해 놓도록 요청한다.


   대부분의 인재를 경력사원으로 채용하는 경우에는 다른 기업에서 경력을 쌓아 온 인재들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처음부터 옆에 붙어서 가르쳐 주지 않는다.


   초기 교육에 대한 비용을 줄이고 실전에 바로 투입하기 위하여 경력사원을 뽑기 때문임을 이해하여야 한다.


   “정 과장님, 입사 오리엔테이션 일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네”


   “이번 오리엔테이션에서는 회사의 최우선 사항인 안전 환경에 대한 안내가 포함됩니다. 그리고, 기본적인 급여 및 복리후생, 윤리규정과 경비 정산 방법 그리고 전산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법들에 대한 교육이 진행됩니다.”


   “잘 알겠습니다.”


   회사에 입사해서 회사 생활에 불편함이 없게 만들고, 즉시 실무에 투입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오리엔테이션의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이 즉시 실무에 투입하기 위한 안내와 교육이라면, On-Boarding교육은 회사를 더 잘 알고 직원들끼리 네트워킹을 하며 협업하고 비전을 가지고 멀리 볼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다.


   회사의 On-Boarding프로그램은 그룹 전체의 역사, 각 사업부별 사업 소개 및 협업을 통한 시너지 사례, 인사고과 제도 및 사회적 책임을 위한 글로벌 노사협약, 다양성과 포용성, 희롱 예방, 일과 삶의 균형 그리고 승진 및 경력관리 제도 등이 포함된다.


  보통 해당 부서의 부서장들이 와서 부서 소개와 네트워킹을 하기도 하고 저녁 식사시간에도 참석하기도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연구소 투어나 생산현장 투어를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새로운 교육 환경이 개발되면서 On-Boarding프로그램도 집합 교육이 아닌 시스템을 통한 개별적 교육으로 바뀌고 있다. 온라인 On-Boarding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입사 후 일정 기간별로 정해진 프로그램을 습득하여 글로벌 모든 직원이 하나의 프로그램에 노출되도록 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지 못하고 시스템을 통해서 교육하는 것도 좋을 수 있지만 모두에게 제공되는 기본 지식을 습득한 어느 순간에는 함께 의견을 나누고 질문하고 서로를 이해하게 만드는 자리도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허 신입 캐디는 라운딩이 끝날 때쯤 되니 조금은 손에 익은 듯이 골프채를 챙기고 거리를 불러주고 공이 날아가는 것이 보이는지 볼의 낙하지점도 잘 찾는다.


   “사장님 지난 홀에 뭐 하셨어요?”


   “아. 파했어요.”


   아직 전체 동반자들의 스코어까지 확인해서 스코어카드에 기록은 못하고 있지만 동반자들에게 스코어를 확인하는 수준까지 와 있는 것을 보고 정 캐디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허 신입캐디는 신입 교육생들 가운데서 유일하게 동반 라운딩을 하는 인재입니다."


   "우리가 오늘 대단한 신입을 모셨네요."


   "맞습니다. 대단한 친구지요. 보통 교육받고 3개월이 지나야 동반 라운딩을 할 수 있는데 이 친구는 3개월도 안 되어 동반 라운딩 하는 좋은 자원입니다.”


   "정. 캐디님, 어떤 점이 다른 신입 캐디들과 다른 점인가요?"


   "아! 먼저 허 캐디는 궁금한 점이 있으면 꼭 질문을 합니다. 선배 캐디들에게 항상 물어봅니다."


   "그래요? 질문을 많이 한다. 적극적인 배움의 자세네요."


   "그리고 인사성이 좋습니다. 3개월 동안 아마 모든 캐디들과 가장 친밀하게 지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하~네트워킹 능력이 뛰어나다는 거군요?"


   "그렇지요. 그리고 센스와 재능이 있습니다. 라이를 잘 보고 공 낙하지점도 잘 기억합니다."


   "캐디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을 갖춰가고 있다고 들리네요. 좋네요."


   정 캐디가 허 캐디 상의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 든다.


   "여기 보시면 매 홀마다 본인이 부족한 부분이나 거리를 쉽게 알 수 있는 특징 , 그린 모양 등이 적혀 있습니다."


   정 캐디가 넘겨주는 수첩을 보니 참 열심히도 적어 놓았다. 최고의 신입은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신입 캐디한테서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다.


   "질문을 많이 하고,

   네트워킹도 잘하고,

   자신의 전문분야에 정통하고

   그리고 메모도 잘하는


   그런 신입사원 모두를 응원합니다."

   

   "허 캐디, 지금은 신입을 가르치는 최고의 캐디가 되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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