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는 길고, 인내는 더 길어야 한다
❉'갑질일기'는 철저히 '을'의 관점에서 쓴 기록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고발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분노를 배출하는 통로 역시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힘으로 살아낸 이야기입니다.
유독 회의를 길게하는 클라이언트가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딱 그렇다.
회의를 하면,
두세 시간은 훌쩍.
그런데 진짜 문제는,
그렇게 오래 해도 결론이 안 난다는 거다.
아이디어를 말하면 “좋다”고 해 놓고,
한참 뒤엔 그 아이디어를 또 트집 잡는다.
“아까는 괜찮다고 하신 줄 알았는데요.”
그러면 갑자기 정색.
자기가 언제 그랬냐고, 오히려 따진다.
그 순간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싶다.
"녹음한 거 틀어주랴 이 XX야?"
예전에 같이 일하던 PD님이
정말로 녹음한 걸 틀었다가
고소 당할 뻔한 적이 있었다.
그날 이후, 조심한다.
가끔은 나도 녹음을 하지만,
마음 속으로만 플레이 할 뿐.
그저 무한루프에 갇혀
무기력해질 때즘
얘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이게 도대체 무슨 미친 악순환인지...
이건 회의가 아니라, 고문에 가깝다.
회의가 끝나면
몸이 아프고 마음은 더 아프다.
어떻게 해야 내가 덜 다칠 수 있을까.
그런데 어쩌면,
덜 다치는 방법 따위는
애초에 없는 구조인지도 모른다.
원래 이렇게 돌아가면 안 되는 구조인데...
그렇다면,
덜 다치는 법을 고민하는 대신
더 사랑하는 법을 고민해야 하는 걸까.
가능할까.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