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 되지 않아도,
암, 어쩌다 내게도 오는 일
by heavenlyPD Jun 16. 2025
수술도 무사히 끝났고,
회복도 생각보다 빨라서
금방 퇴원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그런데 나와야 할 가스가 계속 안 나왔다.
의사 선생님은 장 마비가 의심된다며
다시 엑스레이와 혈액 검사를 하자고 하셨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하나...
하지만 사실
내가 견디기 힘들었던 건, 검사가 아니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이었다.
혹시 또 다른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불안과 걱정 속에서
마음과 생각을 지키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종일 마음을 졸인 끝에,
결과가 나왔다.
감사하게도 장 마비는 아니었고,
혈액 검사에서도 염증 소견은 없다고 하셨다.
하지만 기다리던 가스 소식은 여전히 들려오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의 “오늘은 나올 거예요”라는 말만 벌써 3일째!
걷기 운동, 핫팩, 따뜻한 물 세 모금.
이 과정을 한 시간마다 반복하다 지친 나는
결국 주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주님, 방귀가 안 나와요… ㅜ.ㅜ”
기도하다 보니 웃음이 터졌다.
살다 살다 방귀 나오게 해 달라는 기도를 하게 될 줄이야.
“주님, 크게 한 번 웃으시고
제발 나오게 해 주세요~~~ 제발~~”
그날 오후,
걷기 운동을 반복하다 지쳐서
침대에 엎드려 있었는데------
그 순간,
'뽀옹~~' 하는 소리가 들렸다.
혹시 내가 잘못 들은 건 아닐까 싶어
엄마에게 다시 물었다.
엄마도 들으셨다며,
“이건 천만불짜리다” 하고 웃으셨다.
그렇게 병원 생활을 마무리하고 퇴원하던 날,
그동안 기도해 준 많은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곧 나올 조직검사 결과를 위해
함께 기도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며칠 뒤,
드디어 결과를 확인하러 병원에 갔다.
주치의 선생님은 언제나처럼
편안한 미소로 나를 맞아주셨다.
의자에 앉자, 설명이 이어졌다.
내 종양의 크기는 17cm였고,
모양도 좋지 않았으며,
배꼽까지 올라와 있는 상태였다고 했다.
그리고 조직검사 결과는...
‘난소암’이었다.
다행히 다른 장기로의 전이는 없었고,
전이를 막기 위해 왼쪽 난소와 나팔관까지 절제했다고 하셨다.
그래서 나의 병기는 난소암 1기.
감사한 건, 항암 치료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었다.
선생님은 덧붙이셨다.
대부분의 난소암은 증상이 나타나면 이미 말기인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1기에 발견된 건 매우 드문 일이라고.
하지만 재발률이 20~30%로 높은 만큼
앞으로도 꾸준한 추적 검사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하셨다.
분명 감사할 일이었다.
1기에 발견된 것도, 항암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하지만 솔직히 말해,
‘암’이라는 단어 앞에 마음이 무너지는 것은
나도, 가족들도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며칠 뒤,
보험회사로부터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들의 주장은 이랬다.
“이건 암이 아니라 경계성 종양입니다.
따라서 ‘암’ 진단비를 지급할 수 없습니다.”
아직 ‘암’이라는 사실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상황이었는데,
소송이라니…
암도, 소송도
지금의 나에겐 너무 벅찬 고난이었다.
수술을 막 마친 직후라
몸도 마음도 완전히 지쳐 있었고,
“내가 과연 끝까지 견딜 수 있을까?”
그 생각만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감사할 제목들이 넘쳐났지만,
그럼에도 그 감사를
온전히 주님의 영광으로 돌릴 자신이 없었다.
원망보다는 ‘왜’라는 마음이 컸다.
그 어느 것도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게 상한 심령으로, 십자가 앞에 섰다.
더는 버틸 힘이 없어
그저 십자가 앞에 가만히 머물렀다.
"이해되지 않아도,
주님의 선하신 계획을 믿는 믿음을
제 안에 허락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