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인 가족행사 등으로 근 한 달 일상을 비웠어요. 해서, 글을 올리지 못했네요. 그러나 꾸준히 읽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는 꾸준히 업로드하는 성실 작가가 되겠습니다 :D 관심과 애정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할 필요 없습니다. 그것은 나의 자유니 까요. 편견과 선입견이 가득 씌워진 총알 같은 말에 일일이 대꾸하고 피 흘릴 필요 없습니다. 듣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닌 말들이니까요. 지나가던 개가 짖는다고 같이 짖을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어제는 진짜로 퇴사한 날이었다. 남은 연차를 모두 소진하고 공식적으로 퇴사처리가 되는 날. 질질 끌 필요 없을 것 같아 아침 일찍 회사 단톡방에 인사를 남기고 그대로 카톡방을 나왔다. 그리고 부계정이었던 그 카톡 계정은 탈퇴를 해버렸다. 이제 비로소, 정말 끝났다.
문득 며칠 전 한 어른과 나눈 이야기가 떠올랐다. 퇴사를 했다고 하니 앞으로 어떻게 먹고 살 거냐고 물어보셨다. 나름대로 고민 중인 주제는 있지만 대답하기도 귀찮고 굳이 그분의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할 의무감을 느끼지 못해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퇴사를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하면 안 된다 어쩐다부터 시작해서 별의별 소리를 다 하셨다. 그러거나 말거나, “예~ 예~” 하고 말았다. 그 후로도 개인적인 질문들을 많이 던지셨지만 전부 모르쇠로 일관하니, 어느 순간에 선가부터는 내가 대답할 마음이 없어서 이리 무성의한 것임을 눈치채셨는지 입을 다무셨다.
질문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궁금하니까. 그건 그 사람의 자유다. 그렇다면, 대답을 할 자유와 대답을 하지 않을 자유도 내게 있는 것이다. 문제 풀이 시간도 아니고 굳이 상대방의 질문에 솔직하고 정확한 답을 내놓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가도 된다. 어차피, 열 중 아홉은 내 대답이 정말 간절해서 물어보는 경우는 없다.
가슴 아픈 말도 같은 원리다. 상대방은 내게 가슴 아프라고 일부러 가시 돋친 말을 하더라도, 내가 그것을 듣고 가슴 아파하지 않으면 그저 바람에 쓸려 가는 말이 되는 것이니, 저 말은 그저 바람이려니 하면 된다. 길 지나가는 개가 짖는다고 같이 짖을 거 아니고, 길 가던 사람이 내 손에 쓰레기를 쥐어줬다고 그 쓰레기가 내 것이 되는 게 아닌 것처럼, 무시하면 그만이다.
남들에게 굳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 내 삶의 대책은 무엇인가, 일단 퇴사 후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영감’이다. 나의 삶이라는 도화지에 짜 낼 색깔. 그리고 재료. 이런 것들은 책상에 앉아서 머리만 굴린다고 와닿는 게 아니라 다양한 경험들이 필요하다. 예술적인 영감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거리들을 찾아다니고 있다. 오감을 자극하는 모든 순간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사람 구경, 타인과의 대화에서 얻는 직간접적인 경험, 새로운 음식, 새로운 장소, 익숙함을 새롭게 보이게 하는 물건들, 예술 작품들 등..
30대의 새로운 도전은 얼핏 보면 아슬아슬해 보이지만, 그 위험함 때문에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