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못하는 것 같고, 너무 어려울 때 있으시죠? 그럴 때!
개발 공부가 2주 차가 마무리되고, 강사님께서 자기소개 시간을 가지자고 하셨다. 다들 극혐 했다. 너무 오글거리고 하기 싫잖아. 우리가 초등학생도 아니고 다 20살이 넘은 성인들인데 "제 이름은 뭐고요 취미는 뭐예요." 따위를 말하는 게 얼마나 오글거리냐고.
근데도 하자고 하셨다. 7개월간 같이 얼굴 맞대며 지낼 사람들인데 얼굴, 이름 정도는 알아야 되지 않겠냐고. 그렇게 한 명씩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어떤 사람은 자기의 인생을 짧게 이야기했고, 어떤 사람은 9년간 연애했다는 사실을 알렸으며, 어떤 사람은 자기가 칠칠치 못해 옷에 뭘 잘 묻히고 다니니 혹시 옷에 뭐가 묻어있으면 알려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점점 내 차례가 되어 왔고 나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렇게 내 차례가 왔고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개발 공부를 하다 보면 나만 못하는 것 같고, 너무 어려울 때 있으시죠?
그럴 땐 고개를 들어 저를 확인해보세요. 저는 더 못하고 있을 겁니다.
소소한 웃음들이 터졌고, 나는 몇 가지 소개를 덧붙이고 자기소개를 마쳤다. 웃으라고 한 소리긴 하지만 또 웃으라고 한 소리는 아니다. 사실이거든.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