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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5킬로의 운전

이상은의 "비밀의 화원"

by 루시아


시속 5킬로가 될까 말까.

이 정도면 걸어가지 운전대를 끝까지 잡고 있는 건

잊고 있던 노래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목적지는 이미 도착했고

이제 그만 엔진은 쉬게 하면 되는데

괜스레 차를 못살게 군다.


행복

희망

기대

설렘으로 가득 찬

노랫말이 귓가에 흐르는데

노래가 시들어 버리는 지하주차장으로 빨려 들어갈 순 없다.


행복해 줘.

나를 위해서


시 같은 가사가 나오는데

음미해야지.

멜로디까지 덤으로 얹어주는데

무시하고 지지직거리는 지하 주차장으로

내달릴 수는 없지.


콩콩 심장 뛰는 소리와 비슷한 앞구간은

언제나 설렘을 준다.

내 마음도 덩달아

설렜던 그 시절로 돌아가본다.


생각도 못 한 타이밍에

잊었던 노래가 옛사랑처럼

흘러나올 땐

이렇게 주체가 안 된다.

내 마음





https://youtu.be/mrDL_A9hw3I




*photo by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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