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의 어느 날, 우리 인삼이가 세상에 태어난 지 벌써 500일이 됐다. 나이로는 두 살인데 첫 돌을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우리 가족의 보배인 인삼이 탄생 500일을 기념하여 축하파티를 조촐하게 했다. 세상에 태어나 500일인데 촛불에 불 붙이고 축하 파티했던 백일잔치랑 돌잔치 때를 인삼이는 기억하고 있는 걸까? 촛불에 불 붙이고 축하노래를 불러주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으로 자기가 손뼉 치고 촛불을 끈다고 입모양을 후후 하며 불고 있다. 이렇게까지 좋아할 줄 몰랐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인 줄 아라는데, 축하받는 기분이 정말 좋았나 보다.
기쁜 마음을 잘 표현해줘서 고맙고 정말 예쁘고 그런 인삼이를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인삼이가 행복해하는 얼굴이 잊히지 않는다.
인삼이는 요즘 춤을 잘 춘다. TV를 보다 가 자기가 좋아하는 뚜뚜뚜앙 노래가 나오면 엉덩이를 씰룩씰룩 거리며 율동을 신나게 따라 한다. 춤추는 걸 보면 잘 따라 추는 게 제법 리듬감이 있는 것 같다. 지금 이렇게 춤추는 건 너무 예쁘고 좋은데 나중에 커서 성인이 돼서 클럽 간다고 늦게 들어오고 그런다면... 지금부터라도 글 읽는 취미를 키워줘야겠다.
내가 세수하고 씻고 있으면 욕실 문 앞에서 내가 씻고 있는 걸 기다리면서 보고 있다가 어떻게 알고 내 로션을 가지고 온다. ‘나 닮아서 천재인가?’ 마음속으로 은근 기대한다. ‘인삼이가 나중에 커서도 천재성을 잃어버리지 않길 please~~’ 그러다가도 성질이 나면 또 대단하다. 때 쓰는 거 보고 있으면 속으로 '지 엄마 닮아서 저러나?' 그렇게 생각도 하고 ㅎㅎ
엄마 닮아서 예쁘고 아빠 닮아서 기특하기만 하다.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 주는 게 너무 고맙기도 하고 너무 쑥쑥 빨리 자라서 서운함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우리 인삼이는 요즘 엄마한테 아빠한테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정말 많은 거 같다. 하루 종일 엄마 아빠 부르면서 졸졸 따라다니면서 알 수 없는 말들을 많이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