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이제한 짜증나 죽겠네... 뭔 18세야"

21화 사춘기 아들과의 좌충우돌이야기-수련회 가기 전날.

by 윤슬



"S 엄마 곧 들어간다."


"언제 도착하는데요?

후. 비가 와서 종일 집에 있으니 우울증 걸릴 거 같아요."


"황금휴일에 영화라도 좀 보지 그래"


"돈 없어요."


"어제 어버이날 모임에 받은 용돈은?"


"쓸데 있어서 안 돼요."


"......"


"30분이면 도착할 거 같아.

근데 니 테이핑(앞가슴 여드름 자국)할 거 사고하면 조금 더 늦어질 수도"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통화종료. 띠리링.


얘가 배가 많이 고픈가...


그러고 보니 김치찌개 남은 게 다네. 어제부터 끓인 거.




빠르게 밟아서 D약국 도착.


들어가기 전에 보니 롯데리아 발견.


"제가 더블 불고기 세트 메뉴를 시켰는데요.

어니언 소스를 같이 시켰는데 이거 취소 가능해요?"


"취소하고 9천 원 결제할게요"


자주 안 하던 걸 하니 실수로 주문.


주문해 놓고 바로 근처에 있는 D약국에 가서 앞가슴 테이핑할 메디폼과

살색 테이프를 두 개를 샀다.




샤워하고 나온다.

(욕실 밖에서 미리 큰소리로 햄버거세트 사왔다 말해둠.)


짜증 난 목소리는 온 데 간데없다.


햄버거를 한입에 우걱우걱.


아 저 녀석 며칠 굶은 거 같다.


내가 저렇게 만들었는데 무슨 말을 할까...


"엄마"

(아들이 대뜸 엄마라고 부르면 요새는 뜨끔한다. 이유는 당신이 생각하는 거 대충 맞다.)


"응"


"핸드폰 앱으로 결제하는 카드가 있대요"


"응 그래서?"


"그게 A사폰 H카드만 가능하대요."


이게 뭔 소린가. 들어나 보자.


-엄마폰으로 한번 만들어 보면 안 돼요.

-집에 먹을 거 없을 때 엄마가 시켜 먹으라 할 때(또 귀에서 빠밤~ 울리기 시작한다.)

-바로 B배달앱연동이 되니 편할 거 같아요.

(입에 찰떡같이 말한다.)


사실 맞다.


먹을 게 없을 때 자주 시켜 먹기도 한다.

그럴 때 자기 돈으로 시키거나 하면 따박따박 이체를 당당히 요구한다.

귀찮을 때도 많다. 이거 해놓으면 내가 편하겠네.

나는 찰떡같은 소리에 설득당하고.


"대신 결제 때마다 알림 울리게 결제 대금 신청해(300원)"


아들은 한참 동안 내 폰에 인증번호 요구를 10번은 한 거 같다.

자기 이름으로 할 수 없으니 또 내 폰을 들고 간다.

내 폰 1원 넣어주고받는 번호도 받는다.

내 메일도 들어갔다 나갔다를 반복.


미쳐간다.


자기 폰으로 실컷 다해도 B앱이 없으니 실패.

결국 내 폰에 다 깔아서 실행


두둥~

자기 폰이 내 이름으로 연동이 안되니.

결국 모두 실패...

(햄버거 안 사오고 배까지 고팠으면 큰일 날 뻔.)


”아 나이제한 짜증나 죽겠네. 뭔 18세야."


엄청난 짜증과 함께... 폭발.




방에 가더니 사각 상자를 들고 나왔다.


갖고 있던 현금은 엄마가 가지시고 돈만큼 제 통장에 넣어달라 한다.


그리고 사각상자 밑에 있던 수백 개의 동전들.


아이의 기분도 달래줄 겸.


-이거 같이 세어보자.

-내일 점심시간에 은행에 가서 바꿔줄게.

-내기나 할까?


같이 거실 바닥에 앉았다.


돈은 10원짜리. 50원짜리. 100원짜리. 500원짜리로 분류되었다.


"자 백 원짜리만 가지고 내기하자"


"엄마 먼저 시작"


"12000원 정도 되겠다.

너는 얼마 할래?"


"13000원요."


"저 바꾸면 안 돼요?"


23000원. 그럼 나는 22000원.


둘이서 가격으로 천 원 차이 나게 추격전.


"더 이상 바꾸기 없기다. 마지막"

(하지만 세어 나가면서 신경전은 계속되었다.)


29000원요. 엄마 28000원.


이 긴장감은 뭐지?


두둥. 결국은... 이겼다. 아들 녀석이.


"29600원"


아들은 금세 기분이 좋아져서 방으로 간다.


"엄마 400원 동전 맞춰서 3만 원으로 바꿔주세요."

(좌:종류별 돈다발 우: 내기한 100원짜리 동전들. 29,600원 근소차로 내가 졌다.)

아들이 웃으면 나도 따라 웃는다.
아들이 우울하다고 하면 나는 우울을 넘어서 죽을 지경이다.

어디까지 어떻게 Soul로 연결되어 있는 걸까.


오늘은 진지하게 맺음을 해본다 흐흐.




삐리리.(현관문 닫히는 소리.)

누나 등장. 두둥.

알바 마치고 근처 G문화 축제 갔다가 오는 길이다.


동생님이 내일 수련회 간다고 잔뜩 먹을 것 사가지고 등장했다.

H젤리 엄청 많이. 포도 망고 음료수. 마카롱색색별로.

또 티격태격한다.


"이건 내가 먹을 려고 산거라고."


"아니 누나 고마워 이거 다 들고 가라고. 알겠어."


보기만 해도 배부른 아이들.

마치 엄마가 내일 소풍 가는 듯 행복하다.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희들을 사랑해.



-다음 편에 계속-


짐을 안 챙기고 늦게까지 기분 좋게 거실에 앉아 폰을 보더니 결국 짐을 다 챙겨

거실 한쪽 구석에 모아 뒀네요. 귀여운 녀석.

(좌:내일 입고 갈 옷 우:들고갈 가방속에 보이는 간식. 누나방쏘세지는 덤)

기분 풀어주려고 동전놀이한 저 자신을 칭찬합니다.^0^

H작가님이 그러시더군요. "힘들지만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고요."

모든 사춘기 자녀 어머님들 힘을 내어 봅시다. 같이요.


"아들 수련회 잘 다녀와" "사랑해"


2박 3일 동안 귀에 피나도록 듣는 "엄마 배고파"소리와 잠시만 안녕!!!



화 사춘기 아들과의 좌충우돌이야기-중간고사가 끝나고 난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