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쳐스 하이랜드 Aug 03. 2023

노을과 러닝의 완벽한 조화

다리 근육이 너무 아프지만 좋아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귀국하기 앞으로 5일 정도 남은 시점에서 사실 일주일 전부터 매일 왕복으로 2시간 거리를 러닝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운동을 하고 있다. 


왜 진작에 운동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근 운동에 많은 힘을 쏟고 있는데, 아무래도 날씨가 너무 덥다 보니(일본은 한국보다 더 덥고 습하다) 해가지는 시간대인 오후 6시를 조금 넘어가는 시점에 항상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 


일본인 아내는 조금 더 빨리 운동을 했으면 지금처럼 살이 찌지 않았을 것이라는 폭풍 잔소리를 매일 하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집을 나서야 한다. 아내의 잔소리를 1분이라도 덜 듣기 위해서라면 50대 이상의 꼰대 형님들이 불러도 기꺼이 준비하고 만나러 갈 의향이 있다. 


아무튼 그렇게 오늘도 운동을 위해 집을 나와서 평소와는 다른 코스로 루트를 짜봤다. 거리는 비슷하지만 루트를 다양하게 한 번 짜보는 맛이 있기 때문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로 루트를 짰는데 결과적으로 대실패였다. 


일본은 원래 어디를 가도 한국보다 길이 매우 좁고 답답한 느낌이 있는데 마침 새로 선택한 루트가 좁고 답답한 길이 대부분이었다. 일본에서 5년을 살아도 일본 특유의 어디를 가도 좁고 답답한 이 느낌이 좋다는 생각이 단 한 번도 들지 않는다. 집, 가게, 사무실, 인도, 차도 등 다 한국보다 좁고 답답하다.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천천히 러닝을 하면서 땀을 빼고 있으니 노을이 지는 타이밍이 찾아왔다. 항상 그렇듯 매일 보는 풍경이라도 노을이 지는 타이밍에 보면 다르게 느껴진다. 


하루가 저물어가는 이 아름다운 풍경은 정말 찰나의 순간 밖에 즐기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다. 원래는 더위를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한 시간대를 고른 것인데 뜻밖에 노을이 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매일 러닝을 하면서 접하고 있다.

기분 좋게 땀을 흘리면서 만끽하는 아름다운 노을이 지는 타이밍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그리고 하나둘씩 불이 들어오는 가로등의 모습을 지나치면서 상쾌한 바람이 불어오는 그 기분은 다음 날도 운동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그렇게 오늘도 땀에 완전히 절은 상태로 집으로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얼음에 탄 보리차를 벌컥벌컥 마시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데 뿌듯한 기분에 둘러싸였다. 


오늘도 바쁜 일상에서도 열심히 자기 관리를 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마음속에서 올라오는 찬사를 보내면서 일찍 잠에 들어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대식가의 무식하고 단순한 다이어트 방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