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관련 공부를 하시는 분들이 읽을만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문의를 많이 하십니다.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내가 추천하고 싶은 책과 그분이 추천받고 싶어 하는 책은 대부분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책을 추천할 때 상당한 부담감이 있습니다. 좀 극단적으로 말하면 주식 관련 책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책과 아주 세밀한 기술에 집중하는 책이 있습니다. 두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시대를 관통하는 책은 시장에 원칙을 맞추지 않습니다. 원칙에 시장을 맞춥니다. 그래서 원칙에 맞지 않는 시장은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워런 버핏이 늘 거래를 하지 않지만 단 몇 번의 거래로 어마 무시한 수익을 거두는 것이 대표적인 원칙에 시장을 맞추는 것입니다. 이런 원칙은 시대를 관통해서 통합니다. 처음 주식 공부를 하면서 추천받았던 책이 대부분 100여 년 전의 책들이었습니다. 그때는 과연 지금 시대에 이런 책을 읽어서 통할까라는 의문을 많이 가졌었는데 지금은 그때 그런 책들을 읽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인간의 역사, 특히 자본주의의 역사는 반복인데, 그 반복에서 나오는 인간의 심리는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하기 때문에 흐름이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 순간에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지나고 보면 과거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반면에 아주 세밀한 기술적인 것에 집착하는 책은 지금 시장에 원칙을 맞춥니다. 어쩌면 지금 시장을 가장 잘 해석하기 때문에 얼핏 보면 정말 드라마틱하게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의 문제는 늘 시장에 맞는 원칙을 적용해야 된다는 건데, 인간은 늘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없고 특히 위기시에는 더더욱 합리성과는 멀어지게 됨으로써 오히려 심각한 오류에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원칙에 시장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시장에서 벌어지는 것에 대해 한발 물러나야 되는데,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주식시장을 모른 체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주식시장은 적극적인 사람의 돈이 참을성이 많은 사람에게로 넘어가는 과정이라는 말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데는 정말 오랜 세월과 인고의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요즘은 나도 정신무장을 다시 하고 있습니다. 지금 시장이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되는 시기라는 걸 머리보다 몸이 먼저 인지하는 것 같습니다. 항상 크게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시기를 돌아보면 그 전조증상이 있는데 그 전조증상은 항상 두려움과 공포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두려움과 공포는 집단 심리에 의해 만들어 질뿐 본질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나고 보면 어이없게도 초등학생도 알만한 일을 모든 시장 참여자들이 갑론을박을 벌였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당장의 시장을 해석하는 세밀한 기술보다는 편견 없이 기장 기본적인 팩트를 인지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