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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준 Apr 22. 2022

안녕의 시차

작시 - 고개 들어 잊어버려야 할 때

계양산 맑은 날에는 비행기도 세차게 나아가겠지

힘찬 울림에 구름도 더 멀리 달아나겠지

벤치에서 너에게 속삭이던 말도 허공으로 밀려나

몇 초 뒤 네 귓가에 다시 도착하곤 했지

그 몇 초의 시차 덕분에 우리는 안녕이란 말도 기다려야 했지


이별의 장소마저 문이 닫혀

시차의 고리에서 돌고 도는 나의 목소리는

세 까치의 담배와 함께 연기가 되었지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며 서있었던 청라도 초소에서

맑은 하루는 개펄처럼 어두워졌고

모든 것이 사라지자

내 목소리들은 어느 구름 속에서 밤을 지새울까 궁금해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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