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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다로 손에 있는 것이 어젯밤 선 유준이 입고 있었던 라운드 티셔츠 조각이라는 것을, 리즈 박사는 알고 있었다. 육식생물은 뼈를 남기기 마련이었지만, 이 행성의 잔인한 짐승들은 그조차도 남기질 않았다.
10년 전 달리탐사선 승무원들이 행방불명되었던 이유를 리즈 박사는 알 것만 같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걸까?
다로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눈을 뜬 다로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내가 왜 여기에...'
창을 통해 바라본 외부는 낯선 세상이었다.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고, 더구나 구명셔틀이라니...
'기억나질 않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다로는 구명 셔틀의 시스템을 살피기 시작했다. 다행히 문제 될 만한 것은 없었지만, 지금 외딴 행성에 고립된 상태이고 보니, 모선에 구조 요청을 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했다.
행성 간 항법장치를 통해 알아낸 자신의 위치는 134340 플루토였다.
과거 2006년 태양계 행성 분류법이 수정되면서, 태양계 마지막 행성이었던 플루토는 행성이 아닌, '왜소 행성 134340'으로 분류된 바 있었는데, 대기는 질소, 메테인, 일산화탄소로 구성되어 있고, 표면 온도는 영하 80~100도 생물이 살기 어려운 극한의 환경이었다.
과거 천문학자들은 액체 질소처럼 차가울 거라 예측했지만, 플루토 내부의 핵이 활동하고 있어서, 지표 온도가 예측보다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니터에 통신장비 에러 메시지가 떴다.
[송출장비 이상, 점검 바람]
송출장비는 선체 외부에 있었다.
통신을 복구하려면, 외부로 나가 장비를 수리해야 하는데, 플루토는 극한의 환경이라서 외부로 나간다는 게 다로는 왠지 꺼림칙했다. 하지만, 다른 대안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무작정 구조만 기다리고 있을 상황도 아니었기에, 그는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정비 매뉴얼에 따라 통신장비 수리 도구를 챙긴 후, 슈트를 착용하고 외부로 나가는 헤치를 열었다.
약하긴 했지만 어두운 하늘에는 태양이 빛났고, 지상의 모든 사물들은 그 빛에 의존하고 있었다.
황량한 벌판이 끝없이 펼쳐진 땅에는 바위와 언덕이 전부였다. 다로는 선체 밖으로 나오면서 막연한 공포와 쓸쓸함이 뒤섞인 감정으로 인해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지표면에 첫 발을 딛자 아스팔트처럼 딱딱한 느낌이 전해온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달라붙는 느낌이 있었지만, 그런 현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고, 중력 가속도가 낮은 행성이라서 그런지, 지구였다면 들기 버거웠을 장비가 이곳에서는 가볍게 느껴졌다.
셔틀 표면에는 착륙 당시 생긴 것으로 보이는 긁힌 흔적이 있었다. 안테나 보호 덮게도 파손되어 있어서 안테나 상태가 나쁠 거라 예상했지만, 다행히도 문제는 없었고, 배인 듯 절단되어 있는 배선만 교체하면 될 것 같았다.
통신장비를 수리하는 다로에게 은밀히 접근하는 물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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