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

02

by 진혁

바 다로는 셔틀 표면에 비친 물체에 놀라 반사적으로 몸을 돌렸다. 하지만, 이미 근접해 있던 존재에게 목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당혹스러움에 머릿속이 텅 빈 것 같았고, 어떻게든 상대에게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고 있었지만, 그럴수록 더 강한 힘으로 제압당하고 있었다.

순간, 다로의 몸이 허공을 가르며 땅바닥에 나뒹굴었다. 부서질듯한 고통이 온몸에 퍼졌고, 입에서 신음이 새어 나왔다.

사력을 다해 몸을 일으킨 다로는 의문의 실체와 눈이 마주치게 된다.


'흰색 눈동자...'


상대의 눈이 흰색이었다.

홍채가 흰색인 경우는 유전자 변형으로만 가능했기 때문에 상대가 유전자 변형 생명체 AO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백색 홍채는 인간과 유전자 변형 생명체를 구분하는 표식 같은 거였다.

세계유전자기구 WGO는 회원국 모두의 공동협약으로 인간 유전자 변형 연구 및 시술에 관한, 인간 유전자 보호법을 제정하였는데. 백색 홍채는 이 법에 따라 유전자 변형 시술 시, 반드시 조작해야 하는 기본 시술이었다.

유전자 변형 시술 자체가 인간 윤리에 어긋난 일이었지만, '행성 간 이주 프로젝트'라는 인류 최대의 거대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것이 묵인되었다. 인간 유전자 변형 연구는 서서히 결실을 맺기 시작했고, 드디어 인간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우주개척 생명체 AO가 만들어진다.

AO는 체력이 강했다.

인간이 견딜 수 없는 더위와 추위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고, 세포 재생 속도가 빨라, 부러지거나, 찢어진 상처로는 생명을 잃지 않았다.

AO는 인간 한계를 극복한 놀라운 생명체였기에, 우주개발을 향한 기대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었다.


AO는 손을 들고, 손가락으로 바 다로를 가리킨 후, 목을 긋는 수어를 했다.


"동지들의 복수로 너를 죽이겠다!"


AO의 표정엔 살기가 가득했다.

빠른 속도로 접근한 AO가 주먹을 날렸다. 두 손으로 주먹을 막아냈지만, 상대의 힘이 너무 강해 몸이 뒤로 휘청거렸다. 짧은 순간, 반대편 주먹이 다시 날아와 얼굴 쪽을 강타했다. 보호 헬맷과 슈트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충격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바 다로는 상대의 공격을 피하며 계속 반격을 시도하고 있었다. 하지만, 슈트 때문에 동작이 민첩하지 못했고, 타격 강도가 약해 상대에게 큰 대미지를 주지 못했다. 더구나 상대의 손에 잡히기라도 하면, 바닥에 던져지기 일쑤였다.

상대의 무차별적인 폭행과 체력적인 한계로 인해, 결국 그는 차가운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일어서려고 애썼으나, 무자비한 상대의 일격으로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고 말았다.

AO는 바위를 들고 쓰러져있는 바 다로에게 걸어왔다. 섬찟한 흰색 눈동자에 비열한 미소를 가득 담은 얼굴로 쓰러져 있는 바 다로를 한동안 바라보더니, 내려칠 기세로 바위를 높게 들어 올렸다.

순간, 번쩍하며 섬뜩한 푸른빛이 AO 가슴에 꽂혔다.

AO는 허물어지는 폐건물처럼, 그 자리에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레일건!]


바 다로는 푸른빛이 날아온 방향으로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지구 안보국 ESA 요원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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