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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MMH Nov 18. 2024

빈방

빈방을 가만히 바라본다.

아무것도 없는 방안을

구석구석 살피며

골똘히 고민한다.


혼자서 으슥되며

무엇을 놓을지 상상 속에

그려본다.


한참을 고민하고

고민을 번복하고

번복을 수정하고

몇 번의 시도 끝에

빈방을 가득 채우는데

성공한다.


가득 채운,

더 이상 빈방이 아닌 빈 방을

보며 또 다른 기대에

으슥되고 만다.


결국, 아직도, 여전히,

나는 그대에게서

한 발자국도

멀어지지 못했다는 것에

그대에게 보여줄 수 없다는 것에

숨죽여 울며 으슥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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