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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와 경험이 늘면 미술관이 즐겁다? (드레스덴 편)

by 비엔나 보물찾기 Mar 02. 2025

나를 드레스덴으로 이끈 라파엘로의 시스티나 성모(1952) 그림을 충분히 감상하고 또 감상했다. 그 긴 시간을 투자해서 온 노력이 아깝지 않게.


그런데 시간보다는 그림을 눈으로 직관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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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로의 그림을 본 후 미술관 여기 저기를 둘러본다.

대학생이나 직장생활 초기만 해도 해외여행이나 출장이라도 가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일단 후순위였다. 건물을 보고 맛난 것을 먹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마냥 좋았다.


그러나 지금은, 특히나 혼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순간이 되면 으레 미술관과 박물관을 찾게 된다. 그림 하나만 10분 넘게 봐도 볼 것이 있다.

비엔나 있을 때 프랑스 동료가 자기들은 어릴 때 루브르 미술관 가서 한 그림 앞에서 3~4시간 앉아 토론하는 수업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들은 루브르 박물관을 수업 시간에 갈 수 있는 특혜(?)를 받았는데, 그런 그림 앞에서 어떤 상황인지 각자의 관점에서 스토리를 만들어 토론하는 식으로 수업하는 또 다른 특혜를 받았구나 싶었다.


그런데 지금 나는 그 미술관을 후순위가 아니라 제일 먼저 가야 할 곳에 넣고는 여행일정을 짠다.

제목처럼 나이와 경험이 미술관, 박물관을 재미있게 바꾸어 준 것인지.


기실 그림 하나하나 다 설명하면 기억을 떠올리는 나로서는 즐겁지만 너무 길어지면 지루한 감이 없지 않으니 간단간단하게 기억을 남겨두도록 한다.


처음 눈에 들어오는 그림은 단연 아담과 이브.

미국 유학 때 아주 즐겨 봤고 지금도 미드 중에 단연코 1등이라고 믿는 '위기의 주부들'(desperate housewives)인데, 오프닝 영상에 나오던 그 그림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위기의 주부들에 나오는 그림은 미국 시카고 현대미술관에 소장된 그림이라고 하는데, 과거 르네상스 시대에는 기독교의 스토리를 모티프로 해서 많이들 그렸으니 비슷비슷한 주제와 화풍으로 그린 그림도 많았을 법도 하다.

*출처: 위기의 주부들 오프닝 유튜브 영상*출처: 위기의 주부들 오프닝 유튜브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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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비너스 그림이다.


제목은 '잠자는 비너스'.

조르조네라는 화가가 그린 르네상시 시대의 이 그림은 처음으로 기대어 누워있는 누드를 주제로 한 그림으로서 이후에 이탈리아 거장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에 모티프를 제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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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글 이미지: 우르비노의 비너스*출처: 구글 이미지: 우르비노의 비너스


그리고는 천천히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들을 감상한다.

피렌체에서 우피치 미술관 투어를 하면서 서양미술사 전공 학생에게 들었던 짧은 지식이 유럽에서 르네상스 그림들을 이해하는 데 꽤 많이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성모 마리아는 청색과 붉은색을 도상으로 하니, 그 색감의 옷을 입은 여인은 성모 마리아다.

또 성 제로니모는 광야에서 발에 가시가 박힌 사자를 치료해 주었고 그 사자가 평생 그의 곁을 지켰다고 해서 제로니모 성인 옆에는 늘 사자가 있다. 그 사자를 보면 성 제로니모 그림으로 이해하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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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 조각상이다. 인체의 비율을 저렇게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세밀하고 정밀하다. 나로서는 어떻게 만들었을지 상상조차 안 되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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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피스트리도 있다. 이 직물 작품도 나로서는 상상이 잘 안 된다. 어떻게 저런 크기로 그 얇은 실을 엮을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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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가 유행하던 당시에 흑사별을 포함한 전염병을 전문으로 치료하던 의사 그림이다. 로마 지방의 부리 가면 의사가 정확한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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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덴의 옛날 생활상을 알려주는 그림이다. 정말 고풍스러운 중세 도시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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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반대편에는 도자기 전시실이 있다.


도자기 애호가는 아니지만 왕실이나 영주들이 쓰던 도자기 구경삼아 잠시 들렀다.

도자기 예술. 마찬가지로 이 도자기들을 조각하고 구운 사람들은 이 분야의 명인이자 천재다. 감히 나로서는 흉내 낼 수 조차도 없을 정도의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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