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선거 출마(한 걸음 더 앞으로)
다음날, 등교를 하니 한 친구가 다가와서는 나의 용기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설이 가능하다면 전교생 앞에서 연설을 하는 전교회장을 해보는 건 어떠냐고 권유했다. 내가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자 상필이에게 다 들었다면서 꼭 학생회장 선거에 도전해 보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상필이 역시 나에게 할 수 있을 거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그 후로 30년 동안 우리의 인연은 유지되었다. 힘들 때 서로를 위로하고 미래를 위한 비전과 목표를 설정하여, 우리는 적극적인 삶을 살아갔다. 창호의 죽음으로 우울증과 사회불안증에 빠져 힘들어하다가, 상필이를 만나면서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 상필이의 영향으로 동기 부여를 받고, 사회불안증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만약 상필이를 만나지 않았다면 어땠을지, 상상만으로도 눈앞이 깜깜했다. 도시락 사건을 계기로 형제처럼 30년을 함께한 것은 신이 내게 준 크나큰 선물이었다. 현재 그는 28년간 해군 부사관으로 근무 중이며, 당당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교관으로도 활동한 경험이 있다.
상필이 덕분에 내 스스로가 얼마나 자신감 있고 용기 있는 사람인지 실감하게 됐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성적 관리가 엉망이라서 후보 출마 자체가 불가능해 보였다. 담임선생님께 면담을 신청하여 연설만이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해 봤지만, 힘들 것 같다는 부정의 답변을 들었다.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학생주임 선생님도 찾아가 봤지만 역시나 불가능하다는 답변뿐이었다.
회장선거 출마의 꿈을 아쉽게 시작도 못해보고 접어야 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어떤 도전이든 시도해 보는 것이 새로운 경험과 성장의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난 수 년 동안 두려움과 공포심으로 많은 기회를 놓치기도 했지만, 내 삶에서 기도성 회원 성립 후 회장 선거에 도전한 경험은 잊을 수 없는 큰 도전으로 남는다.
2024년 현재, 나는 청소년들에게 리더십 특강할 때 이렇게 말한다.
“도전하세요. 자신을 믿고 회장이든 반장이든 어디든 도전하세요. 자리가 사람을 만들지, 사람이 자리를 만들지 않습니다. 도전은 아름다운 것이며,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꼭 잡으세요. 여러분은 충분히 그럴 능력과 자격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