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계절에 피는 꽃
그대는
그대의 계절 꽃으로
나는
나의 계절 꽃으로
그대는
빨간 장미꽃을 피우세요
뜨거운 가슴으로
타오르는 젊은 해를 품고서
동쪽 하늘이
빨간 해를 토해내듯
찬란한 장미꽃을 피우세요
나는 이제
하얀 국화꽃을 피우려 합니다
찬서리 내려앉는 뒷마당 돌화단에
자꾸 마음 가는 것은
내 가슴 거기에
하얀 국화꽃을
피워보려는 까닭입니다
여름 장미꽃도
가을 국화꽃도
향기 머금은 바람 되고
꽃잎 날리듯
깊은 정원에 달빛 내려앉는 밤이면
어김없이 불어옵니다
그러니 그대도 나도
제 계절 꽃으로 피어나요
계절이 쌓이는 정원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