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eidoscope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에게 안부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이번 한 주 만족스러운 한 주가 되었나요? 일상의 평안함이 함께 하고 있나요? 그리고, 당신의 꿈은 안녕하신가요? 꿈이란 말은 누군가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이루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과 좌절감을 주는 참 오묘하면서도 기분 좋은 단어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에게 꿈은 어떠한 것인가요? 꿈이란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이 글을 쓰기에 앞서 들었고, 그대로 국어사전에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꿈은 세 가지의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첫째, “잠자는 동안에 깨어 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물을 보고 듣는 정신 현상”. 둘째,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셋째는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적거나 전혀 없는 헛된 기대나 생각”. 여러분에게 꿈이란 단어는 이 셋 중 어느 것에 속하나요? 저에게는 꿈이란 단어는 두번째 뜻과 세번째 뜻 사이에 있는 어딘가일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제가 과거에 품고 살았던 꿈에 대하여 말하고, 여러분이 가진 꿈의 안부를 묻고자 합니다.
먼저 제가 가지고 있던 꿈에 대해 말해보도록 할까 합니다. 저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기자라는 직업을 꿈으로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미디어에서 비춰지는 카메라를 들고 위험한 현장을 뛰어다니는, 권력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사회의 어두운 면을 알리고자 노력하는 기자의 모습은 어린 저에게 너무나도 멋있는 존재로 비춰졌습니다. 그렇게 기자라는 꿈에 빠져, 이후로 읽는 책의 대부분은 기자와 관련된 책이었고 신문도 닥치는대로 다 읽고자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였고, 2016년 당시 많은 국민들이 함께 했던 촛불 집회 자리에서 노트북을 들고 취재를 하던 기자의 모습을 보며 기자라는 꿈에 대한 열망은 더욱 더 커져만 갔습니다. 커진 열망을 가진 채 저의 고등학교에서의 3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은 모두 ‘기자’라는 꿈 하나로 점철되어 지나갔습니다. ‘기자’라는 꿈 하나만을 바라보았기 때문에, 희망 진학 학과는 모두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신문방송학과와 같은 언론을 다루는 곳이었고, 장래희망은 고1부터 고3까지 쭉 ‘신문기자’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습니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도 못한 채 그냥 미디어에 비치는 기자의 모습에 취해 대리 만족을 느끼며 살아왔습니다. 예를 들면, 영화 [1987]에 나오는 정권의 억압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의 소신을 지키며 취재를 하는 기자, [택시운전사]에 나오는 ‘위르겐 힌츠페터’라는 기자의 모습을 보며 아 기자는 정말 멋진 직업이구나, 나도 저런 기자가 되고 싶다라는 막연한 생각만을 가졌습니다.
기자, 언론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 가슴이 뛰었고, 기자들의 활동을 담은 다른 영화들을 보며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그렇게 약 5년이라는 시간을 기자라는 꿈을 가슴에 품은 채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재수를 끝마치고 경제학과에 진학을 한 후에 다시 되돌아본 기자라는 직업은 예전의 제가 바라봤던 것처럼 멋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았고, 본인의 소신을 지키며 보도를 하는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언론에 실망을 너무나 많이 했고, 제가 생각했던 기자의 모습과 현실의 기자의 모습은 너무나 다른 것만 같았습니다. 생각했던 모습과 다른 현실에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실망감이 커져서 그런지, 꿈도 멀어져 가는 것만 같이 느껴졌습니다. 실망감과 멀어져가는 꿈이 더해지니 기자들의 모습을 봐도 가슴이 뛰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꿈을 잃고 살아가다보니, 내가 무엇을 위해 열심을 다해 고등학교 3년과 재수 1년을 보냈는지 방황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과 내가 진정으로 잘 할 수 있는 것, 하나님이 나를 통해 계획하고 계시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마음에 스스로의 자아를 잃어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나 자신이 가지고 있던 꿈을 잃고 난 후에, 국가의 부름을 받아 입대를 하게 되었고 군대 안에서 주어지는 무수히 많은 시간들 가운데에서 내가 진정으로 잘하는 것이 무엇이며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나 스스로에게 너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너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너가 가지고 있는 꿈은 도대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며 길고 길었던 밤을 지새웠습니다. 그 속에서 제가 진정으로 기자라는 직업을 갈망했던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글을 쓰는 것 뿐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논리를 나의 글 혹은 말을 통해서 타인을 설득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만약, 내가 알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지 않은 세상의 어두운 측면이 있다면 그 측면을 바라보고, 그 어두운 부분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신해서 전해줄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나만의 논리를 통해서 그들을 도와주고 타인을 설득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내가 원하는 것을,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을 다시 찾게 된 이후로 방황의 마음은 줄어들어 가는 것 같습니다. 아직 명확하게 내가 어떤 꿈을 가지고 있다고 말을 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어떠한 성격을 가지는지에 대한 답은 길고 긴 시간의 무수한 질문 끝에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 완벽한 답을 찾은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도 본인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을 때 완벽한 답을 못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길은 있을 것이고, 누구에게나 원하고, 동경하는 모습은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 찾지 못했다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찾으면 되기에, 전 촉박한 마음을 거두고 천천히 그리고 꼼꼼히 답을 찾아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 역시 답을 찾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여러분에게 꿈이라는 단어가 설렘으로 가득한, 아름다운 단어이길 바라면서요.
다시 한 번 안부를 여쭤보며 글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오늘 하루는 어떠셨나요? 이번 한 주는 만족스러운 한 주였나요? 일상의 평안함이 당신의 삶 가운데 함께하고 있나요? 그리고, 당신의 꿈은 안녕하신가요? 오늘 하루가 좋은 시간, 좋은 날이었다면 다가올 내일과 그 앞의 시간 역시 평안하고 좋은 날이 되길, 좋은 날이 아니었다면 내일과 다가올 시간은 평안함과 함께하는, 원하고 바라는 일을 이루는 만족스러운 시간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품고 있는 그 꿈과 함께 하는 시간이 진정으로 행복하길, 그 꿈을 꼭 이룰 수 있는 내일의 시간들이 되길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당신의 꿈을 응원합니다. 그 꿈이 어떤 꿈이라고 할 지라도.